김승희,「콩나물의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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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의 물음표

 

 

김 승 희(낭송: 유정아)

 

 

 

콩에 햇빛을 주지 않아야 콩에서 콩나물이 나온다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긴 기간 동안
밑빠진 어둠으로 된 집, 짚을 깐 시루 안에서
비를 맞으며 콩이 생각했을 어둠에 대하여
보자기 아래 감추어진 콩의 얼굴에 대하여
수분을 함유한 고온다습의 이마가 일그러지면서
하나씩 금빛으로 터져나오는 노오란 쇠갈고리 모양의
콩나물 새싹,
그 아름다운 금빛 첫 싹이 왜 물음표를 닮았는지에 대하여
금빛 물음표 같은 목을 갸웃 내밀고
금빛 물음표 같은 손목들을 위로위로 향하여
검은 보자기 천장을 조금 들어올려보는
그 천지개벽

콩에서 콩나물로 가는 그 어두운 기간 동안
꼭 감은 내 눈 속에 꼭 감은 네 눈 속에
쑥쑥 한시루의 음악의 보름달이 벅차게 빨리

검은 보자기 아래―우리는 그렇게 뜨거운 사이였다

 

 

– 시집『냄비는 둥둥』,창비, 2006(2006년 4분기 우수문학도서)

그랬군요. 어둡고 긴 시간을 지나서야 콩이 콩나물로 몸을 바꾼 것이군요. 햇빛도 없는 어둠의 집에서 오랜 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어둠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군요. 뜨겁고 습기 많은 이마가 금빛으로 갈라질 때까지 끝없이 자기 생의 어둠에 대해 질문을 던졌던 것이군요. 그 물음표에서 천지개벽이 시작된 것이군요. 그렇게 한 시루의 음악이 된 것이군요. 음악의 보름달이 된 것이군요.

문학집배원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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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 4 개월 전

콩나물 하면 오선지가 연상되요오르락 내리락 키 재기를 하지요마음이 상한 콩은 밉게 나와요음악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춤을 춰요맛있는 식탁에 웃음을 가득~~~꼬리테고, 머리떼면 하얀 일자만 남아요콩나물이 아프겠다 생각했어요

10 년 1 개월 전

동글 동글 예쁜것들이 많이 모여살아요통속에서 우리들은 부대낌을 하면서 열심히 움직여요차거운 물로 하루 두 세번 샤워를 하지요한번 샤워하면 우리키는 조금씩 자라지요날씬한 하얀다리를 서서히 일으켜요머리가 노랗게 물 들여져요처음에 하나였다가 조금 지나면 사이좋게 두개로 갈라진답니다.욕심도, 미련도 없이 똑같이

수진수진수진수진
8 년 2 개월 전

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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