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나무1 – 지리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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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1
지리산에서
                                       

신 경 림(낭송: 김사인)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레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

 

 

-『길』, 창비, 1990

이번 주에는 식목일도 있고 한식도 있습니다. 산에 가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산에 가시거든 나무 한 그루에서도 삶의 지혜를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치레 하느라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다가 뽑히거나 베어진다고 합니다.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고 합니다. 사람 사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지요.

 

문학집배원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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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 6 개월 전

나무는 말이없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사람손이 해하지 않는다면 몇백년이고 그 자리을 묵묵히 지킨다. 엉키고 설키는 칙나무도 귀찮다 하지 않으며 같이 살아가는 길을 찾는다. 병이 들지 않는한 나무는 묵묵히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 읽고 서있다. 나무는 말이 없다. 그저 묵묵히 제 할일만 열심히 할뿐나무의 세계. 인간의 세계. 나무는 있어야할때. 떠나야할때를 안다. 인간은 떠날때를 모른다. 계속 늙어죽을때까지 자리에 연연하다 타인의 손에 죽는다.

9 년 7 개월 전

…공부를 잘하고 웃도는 사람일 수록 보다 안정적이고 평범한, 보장된 삶을 원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같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이곳, 숲 속에선 그렇지 않은 작고 여린, 그러나 꿈 많은 나무들에게까지 `너는 이보다 못한 열매를 맺을 것이다`라고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작고 못나고 여리고 키 작은 볼품없는 나무입니다. 때문에 남들보다 큰 열매를 맺으리라 굳게 다짐하면서 오늘 하루도 힘차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8 년 8 개월 전

저두 낭구인데요. 까시낭구요. 잘난데 하나없이 가시달린 나무마냥 사람들이 예쁘지 않게 보는것 같애서 ,그래도 속마음은 좀 괜찮고 싶어서/ 가시달린 나무들이 대개 사람을 이롭게하는 좋은 성분이 많다해서/ 난두 그렇게나 살면 좋을거 같애서 이름삼았던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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