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민「내가 갈아엎기 전의 봄 흙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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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알 흙이
노랗게 말라 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푸석푸석 들떠 있다

저 밭의 마른 겉흙이
올봄 갈아엎어져 속흙이 되는 동안
낯을 주고 익힌 환한 기억을
땅속에서 조금씩
잊는 동안

축축한 너를,
캄캄한 너를,
나는 사랑이라고 불러야 하나
슬픔이라고 불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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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공손한 손』, 창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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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 : 고영민 – 1968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2002년『문학사상』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함. 시집으로『악어』『공손한 손』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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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 : 최일화 – 배우. 영화 『우아한 세계』『한반도』, TV 『히트』『패션70s』, 연극 『삼류배우』『서안화차』등에 출연.

고영민의 시에서는 저녁 무렵 밭에서 돌아오는 누렁소의 워낭소리가 들려옵니다. 논에서 놀던 오리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소리, 염소 울음소리, 눅눅한 아궁이에 불 지피는 소리, 쑥국새 우는 소리, 뜸부기 우는 소리, 평상에 놓인 책을 바람이 읽고 가는 소리, 매미소리, 오후의 풍경소리, 쌀이 물먹는 소리…… 우리가 잃어버린 소리들이 그의 시집 속에서 도란도란 살고 있네요. 사람이 내는 소리는 그 소리들과 섞여서 들렸다 안 들렸다 하지요. 사람의 울음은 그 울음들 뒤에 간신히 숨어 있고요. 이른 봄 농부가 산비알 흙에 쟁기를 대기 전, 겨울을 지낸 흙을 향해 건네는 말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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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2. 문학집배원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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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년 8 개월 전

우주의 초록 한자락에 내던져진 푸석푸석해진 황사빛 우리의 몸과 맘,외로움이라고 불러야 하나아픔이라고 불러야하나

문학 소녀s
7 년 8 개월 전

시골의 정겨움이 생각납니다…아궁이에 불 지피는 소리..매미소리..새 우는 소리……옛날에 아빠따라 논밭에 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시 잘 듣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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