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낙화,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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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화, 첫사랑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 출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문학과지성사, 2007. 
 

 

● 詩 : 김선우 –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96년 『창작과비평』겨울호에 「대관령 옛길」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도화 아래 잠들다』,『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등이 있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 낭송 : 신혜정- 시인. 2001년 『서울신문』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함.

꽃이 진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소멸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성찰을 김선우의 시 곳곳에서 발견합니다. “나는 꽃을 거둔 수련에게 속삭인다 / 폐경이라니, 엄마, 완경이야, 완경!”이라고 말할 때, 낙화는 닫힘이 아니라 새로운 열림을 의미하지요. 또한 “사람이 모르는 다른 이름을 찾아 / 길 떠나야 하는 꽃들이 있다”고 말할 때, 꽃들이 떠나야 하는 이유는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함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허공을 향해 길 떠나는 꽃잎을, 그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것까지가 온전한 사랑의 몫이겠습니다. 지난 해 꽃 필 무렵 시작한 시배달을 올봄 꽃 질 무렵 마치며, 이 시를 수많은 그대에게 보냅니다.

 

2009. 4. 27. 문학집배원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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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년 6 개월 전

1년동안 수고해 주신 나희덕님께 감사드립니다. 시의 선정과 해설 참 좋았습니다

8 년 6 개월 전

떨어지는 꽃을 본지도 참 오래 되었습니다. 무심한 일상에서 시배달을 받을수 있는 축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시 골라서 보내주신 나희덕시인님께 감사드리며..시를 사랑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 년 6 개월 전

오랫동안 준비하신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에 대한 답시인 것도 같고…아침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지난 일년간 나희덕님이 보내주신 시로부터 많은 위로를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8 년 6 개월 전

시가 시인을 닮아 아름답군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들어와 있는 문학집배원 나희덕님이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지… 그동안 시와 문학이 저의 생활 가까이 있어준 고마움을 어떻게 다 말로 전하겠습니까, 정말 고마워요. ^*^

8 년 6 개월 전

이제는 발아래 떨어진 꽃들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을것같아요.. 떨어진꽃잎들을 볼때마다 나희덕님을 생각할게요^ ^

8 년 6 개월 전

시인 나희덕님, 감사합니다 ^__^*

8 년 4 개월 전

꽃이 지면 눈물이 난다는 어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꽃이 지는 것은 열매를 맺기위한 것이지만 마냥 슬프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젊음이 꽃이라면 나이듦은 열매이겠지요.저는 꽃이 져도 슬퍼하지않겠습니다. 꽃처럼 고우셨던 내 어머니…사랑합니다.낭랑한 낭송 참 듣기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Anonymous
8 년 4 개월 전

정말 좋네요

8 년 4 개월 전

색다른데요

8 년 4 개월 전

나를 되돌아 보게 하는 시네요.음악과 함께 전해지는 시의 운율은 감동을 배로 줍니다.메일을 열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시가 있어 삶의 행복을 느낍니다.

8 년 4 개월 전

되게 잔잔한 느낌! " 내 사랑의 몫으로/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겠습니다" 란 구절이 참 인상적입니다.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도 그렇겠지만, 이별 이후 사랑했던 이가 훌륭한 결실을 맺을 때까지 지켜봐주는 것이 그 사람을 진정 사랑했다는 표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이 구절을 읽으며 들었답니다

8 년 4 개월 전

첫사랑이었던 그가 오늘 모 회사에 합격했다… 곧 떠날 그대를 생각하니… 조금 슬퍼진다… 나를 사랑하고 그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이우리의 사랑을 완성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정말이지… 벼랑 끝에 서 있던 바람의 얼굴을 가졌었다 그는..

8 년 3 개월 전

언제나 아련한 기억은 기억그대로가 좋은것 같습니다 남녀간의 사랑은 아직도 알수가 없는 어떤 허무함이 있는것 같아서…

자성지
8 년 3 개월 전

지는 꽃을 보면서 이별을 담았습니다. 절벽 위에 서 있는 상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보다는 그동안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그대를 소유하려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닫힌 생각으로 이별의 상황에 매몰되어 아파하기보다는 그 전에 간직했던 좋은 생각을 향유하며 더 나은 모습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기에 애틋하고 아름답다고 했는지 모릅니다. 아련한 추억 속에 행복의 샘물을 긷게 하는 첫사랑과의 이별을 담담히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기에 이별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겠죠.

8 년 3 개월 전

조시훈의 "낙화", 이병기의 "낙화", 유치환의 "낙화"가 먼저 떠오르는 군요. 조지훈의 "낙화"는 시인의 시로 부끄럽지 않은 구어체시. 허나 김선우씨의 작품을 비롯한 나머지는 시인의 시라하기에는 부족. 함축적 내포적 문장이라기 보다는 함유 적 외연적 문장이라. 시인의 시는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화해야 되는 건데, 김선우씨의 "낙화"는 이별에 대한 심상을 표현하는데 그쳐 시인의 시라 하기에도 부족한 수준. 시인의 시는 시인의 시임을 증명해야 함.

8 년 3 개월 전

서정적이며 아름답네요. 구절 구절 마음을 절절히 울리는 시입니다. 오랜만에 시를 들으니 마음이 푸근해지네요

8 년 3 개월 전

너무나 그리운것들이 많이 생각 납니다 아릅답고 항기롭내요 감사하게 내 가슴에 담아 봅니다.

8 년 3 개월 전

낙화하는 것들의 아름답지 않음을 있는 그대로 두고 보아 주는 것이 사랑일까요?사랑을 살아가는 일은 말이나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없음을 알아가는 시간이 내 사랑의 몫인채 내 생일까.나는 말하는 욕심들에 질려 어제 오늘 얼굴을 붉히고 말았지.낙화 혹은 추락을 소리높일 것 까진 없다는 생각에 소리높이는 혹은 있는 그대로 두고 보려 하지 않는 사사로운 욕심들을 채우려는 혹은 본인도 모르는 어떠한 이유로 챙겨지는..그러한 일들에 지쳐버렸지, 그래서 불같이 화를 냈었지.

블링블링은★
8 년 2 개월 전

3학년처음들어가서배운시..낙화..이런느낌으로도 다가오네요

블링블링은★
8 년 2 개월 전

나희덕…선생님은 배추의마음아닌가요?

8 년 2 개월 전

그대 나의 첫사랑이여! 내게서 낙화하듯 멀어져가도 그대보다 조금만 더 일찍 바닥에 닿아 온몸으로 받겠습니다. 그대를 남김없이 다 가지고 싶습니다. 한조각의 파편까지 내 가슴에 새겨넣겠습니다. 떨어져도 나의 꽃인 사람이여.

8 년 2 개월 전

지금 다시 이 시를 보니 새로운 느낌과 감동이 드네요~!!

8 년 2 개월 전

매번 문장에서 보내오는 시를보는 즐거움으로 즐거운 나날들임티다

8 년 2 개월 전

그대 나의 첫사랑이여

8 년 2 개월 전

낙화, 첫사랑..가슴이 시리고 먹먹해지는 단어입니다. 8월의 마지막날 이 시를 읽으니 마음이 왜 이렇게 공허해지는 걸까요?마음이 짠한 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참..이상합니다.

8 년 2 개월 전

그래서 모든 사랑은 첫사랑입니다.그 순간 진실했고 최선을 다 해 사랑했기에그대 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온 몸으로 나를, 아니 낙화하는 그대를 강보에 아기 받듯 그렇게 받을 수 있습니다.내 생을 사랑하는 한 사랑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앞으로 지는 꽃잎을 보면 이 시가 생각나겠네요.좀 더 열심히 살고 뜨겁게 사랑하렵니다.

8 년 1 개월 전

첫 키스의 조심스런 마음이네요.'첫' 언제나 긴장되고, 자신감, 신선함, 모험이지요.

왕혜민
8 년 14 일 전

떨어져 가는 꽃을 보며 이루어 지지 않은 첫사랑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첫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더욱 더 애틋하네요.멀어져 가는 사랑을 끝까지 바라보는 모습은 왠지 가볍게만 느끼고 쉽게만 여긴 사랑의 무게를 더해 주는것 같아요.가슴 잔잔히 감동을 준 시인께 감사드려요.

7 년 10 개월 전

낙화 와 첫사랑이라. 이 둘의 이미지는 공통적이군요

새벽가등
7 년 6 개월 전

온몸을 바쳐 사랑하라. 다른 무엇도 따지지 않고, 그저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순수한 첫 사랑의 아름다움. 떨어지는 꽃잎에 그것이 담겨있지는 아니한가. 여름이 온 듯 급격히 더워집니다. 떨어지는 꽃잎에 대한 아쉬움과 그 아름다움에 생각하며, 무더운 휴일을 보내봅니다.

Anonymous
7 년 3 개월 전

낙화가 아니라 완경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7 년 3 개월 전

아 가슴속 깊이 아련한 기억이…

7 년 3 개월 전

첫사랑의 저린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란, 이룰 수 없는 것에 더욱 사랑을 느끼는 가 봅니다..애절한 사랑이란? 첫사랑이라고 봅니다…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지금 저의 첫사랑은 무얼하고 살아갈까??? 잊고 살았는데… 첫사랑이란 좋은 것만 생각하고 추억하는가 봅니다…!

7 년 3 개월 전

사랑이란…하기 전에도 모르겠고 하면서도 모르겠고 하고 나서도 모르겠습니다…진정한 사랑에 기본은 희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이해해 줄수 있을 때 그때 사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준비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순간의 섣부른 판단을 사랑이라 하고 있지만…사랑이란…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표현되지 않는 것인 것 같습니다…우리는 모두 사랑을 꿈꾸지만 사랑…쉽지 않네요…

7 년 3 개월 전

+ 짝사랑만이 완전함을 가진다는것은 위로의 말 같다…그렇게 한편 생각이 듭니다.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그 안에 믿음과 신뢰가 있다면 짝사랑보다 바보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는 엉뚱한 생각을 또한 가져봅니다. 정말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의심이 드는 단 한번의 만남을, 일생을 반추하는 중 가장 슬픈일인것을…

7 년 3 개월 전

처음과 끝. 오랜동안 길들여진 그 끝의 서글픔이 이 시에서는 시작으로 새로워지는군요. 우리 삶이 그렇습니다. 끝이라 생각되어지지만 그것은 또 새로움이고 그리하여 힘을 내서 발돋움하게 되지요. 늘 그렇듯이.

秘案
7 년 3 개월 전

나를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기본 !

7 년 1 개월 전

보낼 수 없는 사랑을 읽었다면 내 오버한 거 인가요?…..

6 년 11 개월 전

처음에는 가시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가면 갈수록 가시리와는 뭔가 느낌이 달랐다.가시리는 기다리는 마음을 지녔지만,(낙화,첫사랑)은 마음을 비우고 철든(?)모습이 보였다.(학생의 댓글)

6 년 11 개월 전

결별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 것 같다.(학생 최효주)

4 년 11 개월 전

습작 단계도 탈피 못한 작문과 습작 단계를 탈피한 시는 무엇을 증거로 분류 될 까요? 등단? 아니지요. 작품 속에 내재 되는 문학적 증거로 구분 되지요. 이런 문장은 시라는 장르 고유 특성에 어긋나는 기법이란 말이지요. 시는 장르 고유 특성상 반드시 함축적 내포적 문장이 되어야 하는데 함축적 내포적 문장이 아니란 말이지요. 그러므로 장르 고유 특성도 충족시키지 못한 문장이 되었다는 거죠. 시는 세계 공통의 문학인데 시를 쓴다는 시인이, 시라는 장르 고유 특성도 모른다면….

여름좋아
7 개월 17 일 전

겨울안에서 봄을 기다려 본 사람만이 봄이 피워낸 생명을 사랑하고 기억할 줄 압니다. 그래서 나희덕님의 첫사랑은 애닮습니다.

4 개월 8 일 전

슬픈 감정이 들게 만들고 첫사랑을 생각하고 배려해주는 느낌이 드는 시입니다. 마음이 짠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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