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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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굿모닝」 
  
  
  
 
어느날 저녁 퇴근해오는 아내더러 느닷없이 굿모닝! 그랬다. 아내가 웬 무식? 그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후 매일 저녁 굿모닝, 그랬다. 그러고 싶었다. 이제 아침이고 대낮이고 저녁이고 밤중이고 뭐고 수년째 굿모닝, 그런다. 한술 더 떠 아내의 생일에도 결혼기념일에도 여행을 떠나거나 돌아올 때도 예외없이 굿모닝, 그런다.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수고했다 보고 싶었다 축하한다 해야 할 때도 고저장단을 맞춰 굿모닝, 그런다. 꽃바구니라도 안겨주는 것처럼 굿모닝, 그런다. 그런데 이거 너무 가벼운가, 아내가 눈 흘기거나 말거나 굿모닝, 그런다. 그 무슨 화두가 요런 잔재미보다 더 기쁘냐, 깊으냐. 마음은 통신용 비둘기처럼 잘 날아간다. 나의 애완 개그, '굿모닝'도 훈련되고 진화하는 것 같다. 말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고 민망하고 시끄러운 경우도 종종 있다. 엑기스, 혹은 통폐합이라는 게 참 편리하고 영양가도 높구나 싶다. 종합비타민 같다. 일체형 가전제품처럼 다기능으로 다 통한다. 아내도 요즘 내게 굿모닝, 그런다. 나도 웃으며 웬 무식? 그런다. 지난 시절은 전부 호미자루처럼, 노루꼬리처럼 짤막짤막했다. 바로 지금 눈앞의 당신, 나는 자주 굿모닝! 그런다.

 
시 / 문인수 – 1945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시집 『뿔』『동강의 높은 새』『쉬!』『배꼽』 등이 있음. 김달진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함.

 

낭송 / 유현서
출전 / 『배꼽』(창비)

음악 / 심태한
애니메이션 / 민경
프로듀서 / 김태형
 

 

느닷없이 엉뚱하게 ‘굿모닝!’하시는군요. 그것도 고저장단을 맞춰서. ‘굿모닝!’ 인사하면 시도 때도 없이 아침처럼 싱그럽겠지요. 이렇게 설레게 하는 말을 찾아보세요. 종합비타민 같은 말을.
제 주변에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어우아!’라고 흥겹게 말하는 수행자가 한 분 계신데 그 말씀 참 좋더군요. 그분은 살핌 없이, 무턱대고, 무조건 ‘어우아!’라며 입을 쩍 벌리시지요. 그 말씀을 들으면 곤란에 빠져 있다가도 뻥긋이 웃게 되고, 나도 따라 ‘어우아!’에 감염되고 말더군요.
푸릇푸릇한 미나리 같이 싱싱한 말, 쑥처럼 향긋한 말을 생각해보세요. 행복 전도사가 되어 보세요. ‘굿모닝!’입니다. 

문학집배원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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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년 11 개월 전

행복하네요.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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