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일, 「두 번째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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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일, 「두 번째 심장」
 
 
 
 
내 심장은 부모의 발걸음 소리였다. 그러나
너를 처음 본 순간
멎었던 내 심장은 새로운 박동을 시작했다
멎음이 만들어낸 박동에
내 숨은 산모의 신음처럼 팽창하였고
네 첫 심장의 마지막 박동은
내 두 번째 심장의 첫 박동이 되었다
사랑은 내 몸에서 너의 맥이 생존하는 동안
내 심장은 너의 발걸음 속도로 뛴다
너는 발자국을 마음으로 승화시키기에
나는 네가 오는 단 한순간을 놓친 적 없다
텔레파시가 영원한 기다림 중의 한순간임을 알게 된 나는
발걸음과 마음이 한 호흡임을 말하지 않는다
심장은 온몸을 고막으로 탈바꿈시킨 사람의 성대
내 온몸 내떨게 하는 음파를 밟아가면
내 발걸음 멈출 곳에 너는 이미 와 있다
우리란 발걸음을 소진한 곳에서 마주선다는 말
우리는 가슴을 심실처럼 맞대고
네 팔을 대동맥과 폐정맥처럼 휘감는다
포옹은 심장의 형상으로 멎은 마음의 요람이다
 
 
 
시_ 차주일 – 1961년 전북 무주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냄새의 소유권』이 있음.
 
낭송_ 송지인
출전_ 『냄새의 소유권』 (천년의시작)
음악_ 배기수
애니메이션_ 강성진
프로듀서_ 김태형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는 순간 숨이 멎을 것 같거나 콩닥콩닥 빠르게 뛰는 이유가 뭘까요? 이 시인의 천기누설에 의하면, 모태에서 듣던 어머니의 심장 소리, 부모의 발걸음 소리에 맞춰져 있던 심장 박동 소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발걸음 소리로 바뀌기 때문이라네요.
아시나요? 마음과 발걸음과 심장 박동과 호흡은 모두 같은 박자로 움직인다는 것. 사랑은 이 오래된 박자를 한 순간에 바꿔버린다는 것. 포옹은 두 심장을 맞대고 내 심장의 박자를 상대방의 박자와 맞추는 일이라는 것. 사랑한다는 건 서로 다른 박자로 뛰던 두 심장이 하나의 심장이 되는 일이라는 것. 곧 '두 번째 심장'을 갖는 일이라는 것.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다면 말하지 말고 가슴에 가만히 손을 대 보세요. 나보다 먼저 심장이 사랑을 알아채고 새로운 박자로 뛰기 시작할 테니까요.
 
문학집배원 김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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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년 8 개월 전

심장의 박동수로 사랑을 알아낸다는 것, 젊은 날의 한 순간을떠올리게 하는 군요. 나이 들면 심장도 무디어 지는 것일까요?딱히 사랑에만 반응하지 않는 걸 보면, 막 피어난 꽃이 어여쁜 이유를 알 것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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