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희, 「참 좋은 말」
목록




 
천양희, 「참 좋은 말」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육백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
물방울 작지만 큰 그릇 채운다는 말
짧은 노래는 후렴이 없다는 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
한송이의 말로
참, 좋은 말을 꽃피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란 말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말
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온다는 말
 
 
 
시_ 천양희 –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시집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등이 있음.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수상.
 
낭송_ 황혜영 – 배우. 연극 <타이피스트>, <죽기살기>, 등과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하모니> 등에 출연.
출전_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창비)
음악_ 교한
애니메이션_ 정정화
프로듀서_ 김태형
 
 

 
어디 없을까요?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은 말. 치료하지 않아도 아픈 게 다 나을 것 같은 말. 답답하고 꽉 막힌 마음이 확 뚫려 시원해지고 편안해질 것 같은 말. 이런 말들로 사람을 만나고, 시를 쓰고, 노래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마음에 가득 찬 더러운 때를 뱉어내느라 입은 쉴 틈이 없고, 바람으로 침묵으로 음악으로 아무리 씻어내도 귀는 곧 말로 더러워지고 말죠.
저도 '참 좋은 말'로 시를 써본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의 재료는 대부분 탁한 말로 되어 있답니다. 좋은 시는 이 더러운 말을 발효시켜서 독을 빼고 향기가 나도록 푹 익히지요. '참 좋은 말'은 마음에 있는 것을 그 자리에서 바로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담가 두고 잊은 채로 오래 숙성시켰다가 잘 익어 향기가 날 때 꺼낸 말이랍니다.
 
문학집배원 김기택
 

목록

첫번째 댓글을 올려주세요!


6 년 7 개월 전

오늘 이 글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문학이 희망이 된다는 말…^^

6 년 7 개월 전

한 입의 혀로 그 누군가에게 차암~좋은 말 한마디 건네는 하루이길 소망해봅니다.

6 년 6 개월 전

숙성된 말의 향기, 그게 참 어렵습니다.

Anonymous
5 년 11 개월 전

'참 좋은 말'을 저에게 해 준 이들을 생각하면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시입니다. 그러나 나는 얼마나 좋은 말을 다른 이들에게 했을까요? 반성하게도 하네요. 오늘 누군가에게 힘이되고 웃음이 되고 맑은 향기가 되는 말을 해야겠네요.

4 개월 9 일 전

'참 좋은 말'이라는 시를 읽고 말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위로가 되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선한 말 그리고 격려의 힘을 줄 수 있는 말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좋은시 써주신 천양희 시인님과 좋은 시 올려주신 김기택 시인님, 감사합니다.

양연선
4 개월 8 일 전

이 시는 교훈을 주고 감동적인 시인것 같아서 좋았어요 시의 내용도 좋아서 읽기 좋았어요
좋은말 한마디 많이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