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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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시_ 김소월 – 1902년 평북 구성 출생. 1915년 14세가 되었던 해에 정주 오산학교에 입학하면서 조만식 선생과 스승인 안서 김억 선생을 만남.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며, 간간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 그후 《창조》지를 비롯한 여러 잡지에 「그리워」, 「진달래꽃」, 「금잔디」, 「엄마야 누나야」 등의 시를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음. 1923년 동경상대에 입학하려 했으나 2차 세계대전으로 다시 고향으로 귀향, 술에 빠져 살다가 33세에 별세함.
 
낭송_ 장지아 – 배우. 연극 <우어파우스트>, <아마데우스> 등에 출연.
출전_ 『진달래꽃』(미래사)
음악_ 정겨울
애니메이션_ 강성진
프로듀서_ 김태형
 
 
 

 
‘한국인의 애송시’가 된 소월의 시들을 읽다보면 왜 소월의 시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소월의 시들은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노래가 됩니다. 우리 마음의 가장 낮게 드리운 먹먹한 사랑의 심경이 노래처럼 읊조려지는 소월의 세계는 친숙하면서 아픕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이별을 경험하지요. 이별이 누구나 감당해야 하는 인생의 몫임을 소월의 시는 ‘거의 완벽하게’ 노래로 구현합니다. 결코 도통하지 않고, 매번 처음인 것처럼 아픕니다. 이 시 ‘가는 길’의 처음 두 연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인간이 가진 그리움의 정서를 단 몇 마디로 이토록 완벽하게 구현해낸 소월이 시인이 아니었다면 대체 무엇이 될 수 있었겠어요. 천상천하 시인만이 유일한 자기 몫이었던 소월을 우리 문학사가 가질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가끔, 별 뜻 없이, 어떤 풍경들 앞에서 아주 천천히, 몹시 느릿느릿, 이 시의 첫 두 연을 읊조립니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이토록 예민한 이별의 생리학, 혹은 그리움의 생성학. 오늘은 당신에게 이 착잡하고도 아름다운 애틋한 노래를 바칩니다.
 
문학집배원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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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mous
5 년 7 개월 전

너무 좋습니다…

5 년 7 개월 전

비오는 밤, 가로등에 만개한 벚꽃이 벗꽃이 되었습니다. 벚꽃을 보며 차마 그리운 이 생각에 고개를 돌릴 수가 없습니다. '가는 길'이 더욱 더딜 것 같은 가는 길을 봅니다.

오얏나무꽃
5 년 6 개월 전

참 좋은 시이지요… 낭송하시는 분의 소리와 시가 아련한 기억을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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