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에이미, 「그녀의 등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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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 「그녀의 등식」 중에서
 
 
 
 
“전 편집장님을 만나 뵙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저는 굉장히 예뻐요. 만나면 아실 겁니다. 저에게 잠시 동안만 시간을 내주세요. 당신도 절대 재미없다고는 느끼지 않을 겁니다. 물론 작품을 보셔야겠지만, 그 작품이 형편없더라도 당신은 손해 보시진 않아요. 이 일은 많은 남성들에 의해 증명된 일입니다.”
나이토는 출판사 옆에 있는 호텔 커피숍 이름을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루미는 자기 뺨이 어느새 달아오른 것을 느꼈다. 창피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지면 안 돼. 그녀는 오늘 아침 몰래 가지고 나온 요시미쓰의 원고를 가슴에 꼭 껴안았다.
나이토는 하루미가 내민 원고를 한 장 한 장 자세히 보았다.
“이것 당신이 쓴 겁니까?”
“아 아뇨, 아는 사람 거예요. 어때요?”
“소질 있는데요, 아직 덜 다듬어진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러나 우리 잡지에는 맞지 않아요.”
하루미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렇게 딱 부러지게 말을 하면 뭐라고 말을 이어야 할지 몰랐다.
“당신의 부탁으로 나는 일부러 이렇게 나온 겁니다. 이번에는 내 부탁을 들어주셔야죠. 미인하고 술 마시는 걸 좋아해요.”
잠시 후 두 사람은 바 카운터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작품은 애인 겁니까.”
“답을 피하면 달라지는 것 있어요?”
“없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여자가 이렇게까지 하도록 만드는 남자, 찾기 힘들어요. 하지만 그의 성공은 그의 것이지 당신 것이 아녜요.”
그의 성공이라. 그가 성공함으로써, 그녀가 생각하는 등식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어쩐지 아닌 것 같다.  
“나이토 씨는 여성에게 어떤 것을 바라세요?”
“난 좋아하는 남녀간에 주고받는 것은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인다고 생각해요. 계산 가능한 거래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거죠. 당신은, 일방적으로 그를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당신은 아마 많은 것을 그 사람들로부터 받았을 거예요. 마치 그 사람이 당신한테서 많은 것을 받은 것처럼. 지금은 당신의 몫은 눈에 보이지만, 그 사람 몫은 그렇지 않은 거죠. 하지만 눈에 보인다고 해서 뭐가 어떻다는 거죠.”
“나이토 씨는 지금도 죽은 부인을 사랑하세요?”
“잊을 수 없어요. 하지만 사랑한다는 것과는 달라요. 왜냐하면 그녀는 더 이상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으니까요. 그야말로 정말로. 하루미 씨, 받는다는 것은 확신과 실감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주는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거예요.”
 

 
작가 / 야마다 에이미 – 195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베드 타임 아이스』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는 『방과 후의 음표』『슈거 앤 스파이스』『120% Coool』 등이 있음. 1987년 『솔 뮤직 러버스 온리』로 나오키 상을, 1988년에는 『풍장의 교실』로 히라바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함.
 
낭독 / 채세라 – 배우. 연극 '우리 읍내', 드라마 '궁' 등 출연.
박웅선 – 배우. 연극 '오셀로', 영화 '한반도' 등 출연.
출전 / 『120% COOOL』(웅진출판)
음악 / 권재욱
애니메이션 / 송승리
프로듀서 / 김태형

 

실례인 줄 알면서 소설을 축약했어요. 앞부분도 재미있고 뒷부분도 흥미로워서 둘 다 조금씩이라도 넣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일본 여성 작가들, 섬세하거나 따뜻하거나, 그밖에 또 여러 가지 매력이 있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야마다 에이미에게 호감이 가요. 때로 뻔뻔스러울 만큼 과격하고 때로 지나치게 가볍고 때로 거침이 없는 나머지 강퍅해 보이지만, 그 속에 삶의 진실에 대한 진지함과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질문들이 있어요. 진취적이고요. 걍, 저의 취향.
 

문학집배원 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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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년 1 개월 전

호홋! 이런 여자라니ㅡ 참 이쁘네요. 예쁘지만 잔잔한 그림도 그녀를 돋보이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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