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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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문학만을 언급하는 것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중에서 –

 

김현,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학은 동시에 불가능성에 대한 싸움이다. 삶 자체의 조건에 쫓기는 동물과 다르게 인간은 유용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을 꿈꿀 수 있다. 인간만이 몽상 속에 잠겨들 수가 있다. 몽상은 억압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몽상은 인간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억압된 삶인가 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문학은 그런 몽상의 소산이다. 문학은 인간의 실현될 수 없는 꿈과 현실과의 거리를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드러낸다. 그 거리야말로 사실은 인간이 어떻게 억압되어 있는가 하는 것을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이다. 불가능한 꿈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삶은 비천하고 추하다. 그것을 깨닫는 불행한 의식이야 말로 18세기 이후의 문학을 특징짓는 큰 요소이다. 아무리 불가능한 것이라 하더라도, 꿈이 있을 때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 거리를 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반성할 수 있다. 꿈이 없을 때, 인간은 자신에 대해 거리를 가질 수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자신에 갇혀 버려 자신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중략…) 문학은 인간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인간의 자기 기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 작가_ 김현 – 비평가, 불문학자. 1942년 전남 진도 출생. 지은 책으로 『프랑스 비평사』 『시칠리아의 암소』『상상력과 인간』『사회와 윤리』 『행복한 책읽기』등이 있으며 사후 출간된 『김현 전집』(16권) 등이 있음.

 

▶ 낭독_ 정승길 – 배우. 연극「에이미」, 「푸르른날에」, 「전명출평전」등에 출연

 
 
배달하며

    믿고 있던 것이 등을 돌릴 때, 진실이 전달되지 않을 때, 국가가 자국 시민에게 폭력을 행하고 있을 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참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어야 할 때, 문득문득 문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앞을 내다보는 문학, 힘이 있는 문학을 하고 싶습니다. 아주 낮은 목소리까지 이 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성실과 정성을 모은다면 될까요. 새롭고 진지한 책임처럼 느껴집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4월 마지막 주 목요일입니다.
 
 
 

문학집배원 조경란

 
 

▶ 출전_『한국문학의 위상』(김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1993, 24~25쪽)

▶ 음악_ Sound ideas /Romance 4 중에서

▶ 애니메이션_ 제이

▶ 프로듀서_ 양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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