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물이 이렇게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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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그래요, 조용한 변화예요”
 
– 무라카미 하루키,「레이먼드 카버 인터뷰와 작품해설」중에서 –

 

레이먼드 카버,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물이 이렇게 많은데」

 

 

 

 

    두 가지는 확실하다. 1) 사람들은 더이상 타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2) 더이상 그 무엇도 사람들을 진정으로 바꾸지 못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좀 보라. 그런데도 스튜어트와 나에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달라지는 것 말이다. 우리는 둘 다 나이를 먹을 테고, 그건 이미 얼굴에도 표시가 난다. 이를테면 아침에 화장실을 같이 쓸 때 거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도, 더 편안해지든 어려워지든, 이렇게 저렇게 달라질 테지만 그 무엇도 정말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이런저런 결정을 내렸고, 우리 삶은 그 결정에 따라 굴러갈 것이며 멈출 때까지 그렇게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을 계속 덮어둔다면, 그러다가 어느 날 뭔가를 바꿀 만한 일이 일어나는데도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면? 그러면 어떻게 되지? 한편 주변 사람들은 계속 당신이 어제와 같은, 혹은 어젯밤과 같은, 혹은 오 분 전과 같은 사람인 양 말하고 행동하지만, 당신은 정말로 위기를 겪고 있고 상처받았다고 느낀다면……

 
 
 
▶ 작가_ 레이먼드 카버 –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1938년 오리건 주에서 출생. 소설집 『제발 조용히 좀 해요』『대성당』『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시집으로『밤에 연어가 움직인다』『울트라마린』『폭포로 가는 새 길』등이 있음.
 
 

▶ 낭독_ 서진 – 배우. 연극「까베세오」, 「사멸을 향하여」, 「안티고네」 등에 출연.

 
 

  배달하며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읽었던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은 편집자의 손을 거쳐서 편집된 책이라고 합니다. 뒤늦게 작가의 원본으로 출간된 것이 『풋내기들』입니다. 작가의 원본으로 읽으니, 훨씬 좋네요. 조용하고 따뜻하고 그리고 희미하지만 빛이 납니다. 보통사람에 관해 그가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이. 한 편 한 편 단편이 끝날 때마다 작가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듯합니다. 아직 견딜만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라고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들을 일본에 처음 번역하고 소개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완전히 카버의 포로가 되어 버”렸다는 단편이 바로 이것입니다.
 
 
 

문학집배원 조경란

 
 

▶ 출전_『풋내기들』(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문학동네, 2015, 258~259쪽)

▶ 음악_ BackTraxx / miscellaneous 중에서

▶ 애니메이션_ 송승리

▶ 프로듀서_ 양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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