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성 요한, 『가르멜의 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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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를 버려야만 다다르는 길…"

 

십자가의 성 요한, 『가르멜의 산길』

이 길은 어디까지나 도달을 위하여 항상 가야 하는 것이다. 항상 욕을 버리면서 가는 길이지, 욕을 기르면서 가는 길이 아니다. 일체를 버리지 아니하면 다다르지 못하는 길이다.
불의 도수가 한 치만 모자라도 나무 한 조각을 불덩어리로 만들지 못하는 것처럼, 영혼도 단 하나의 결점 때문에 하느님 안으로 변성되지는 못할 것이다. 영혼은 의지를 하나밖에 가지지 않기 때문이니, 이 의지가 어느 무엇에 쓰이고 헤살을 받으면 하느님 안으로 변성되는 데 필요한 자유와 고요와 맑음이 없는 탓이다.
영혼의 힘은 그 기능과 감정과 욕구에 있고, 이 모든 것은 의지로 다스려지는 것이다. 의지가 이 기능과 욕구를 하느님께 향하도록 하고, 하느님 아닌 것에서 빗나가게 하면 그때가 바로 하느님을 위해서 힘을 간직하는 때이니, 바야흐로 영혼은 제 모든 힘을 다하여서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자면 우선 의지를 일체 방향 잃은 집착에서 씻어내야 하므로 이를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데, 실상 이 무질서한 집착에서 무질서한 욕구와 감정과 작용이 생겨나고, 제 모든 힘을 하느님을 위하여 간직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집착과 감정은 네 가지로서 기쁨과 바람과 슬픔과 무서움이 곧 그것이다. 이러한 감정이 하느님을 지향하고 올바로 부려져서, 영혼이 하느님 영광 존영만을 기뻐하고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슬퍼하지 않으며 오직 하느님만을 두려워하면, 영혼의 힘과 그 힘부림을 하느님을 위하여 간직하고 하느님께 향하게 함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영혼이 하느님 아닌 다른 것을 기뻐하면 할수록 그만큼 하느님 안에서의 기쁨이 줄어들고, 하느님 아닌 다른 것을 바라면 바랄수록 하느님께 대한 바람은 줄어들며 다른 감정에 있어서도 이와 같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 감정은 의지가 피조물에 얽매여 하느님 안에서 힘을 잃을수록 더욱더 영혼을 들이치고 점령한다. 그렇게 되면 기뻐할 것도 없는 것들에 스스로 기뻐하기가 아주 일쑤이고, 이롭지 못한 것을 바라고, 기뻐할 일을 슬퍼하며, 무서워할 데가 아닌 데에 무서워하게 된다.
▶ 작가_ 십자가의 성 요한 – 사제. 아빌라의 테레사와 함께 스페인 신비신학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1542년 가난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1563년 가르멜 수도원에 입회하여 살라망카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1567년에 사제가 되었음. 아빌라 테레사의 설득으로 가르멜 수도회에 개혁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나, 개혁을 원치 않은 수도원장에 의해 9개월 동안 투옥생활을 했다.
요한의 신비적 영성은 많은 수도자들에게 관상의 길로 들어서는 등불이 되고 있다.
▶ 낭송_ 문성진  – 배우. 오페라연극 ‘햄릿’ 등에 출연.
배달하며

영혼은 욕망에 의해 맑음의 소리를 낸다.
마치 종이 외부로부터의 타종에 의해 소리를 내는 것처럼,
육체의 갖가지 욕망의 타종에 의해 영혼은 고요의 소리를 낸다.
다만 그 타종은 욕망이 영혼에 부딪쳐 맛을 잃어 고요에 삼켜지는
현상이다. 고요 속에 온전히 깃들어 보면
하늘 저 높은 곳에서 바람이 구름을 흐르게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문학집배원 서영은
출전-『가르멜의 산길』(바오로딸)
음악_ Backtraxx-classical2 중에서
애니메이션_ 강성진
프로듀서_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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