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못」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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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출처 : 월간 『현대문학』, 2016. 5월호.
 
 
 
    정미경 │ 「못」을 배달하며…
 
 
 
 
    <못>의 남녀, 공과 금희의 관계를 무어라 불러야 좋을까요. 그들은 우연히 만나 한 시절을 함께 보내다 헤어집니다. 각자의 길을 갑니다. 모든 과정이 어렵지 않게 보입니다. 공은 실직 중인 남자입니다. 귀가 작고, 필요 없는 물건을 충동 구매했다 반품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인정과 안정을 좇아 살아왔지만 그것들은 손에 잡을만 하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공(空)입니다. 금희는 대형마트의 가전코너에 종일 서서 냉장고를 판매하는 여자입니다. 작은 원룸에 혼자 살고, ‘미리 내려놓음으로써 불안의 싹수를 자르는’ 성격입니다. 원래 이름은 영기였지만 부르면 ‘연기’처럼 사라져버리는 것만 같아 단단하고 사라지지 않는 ‘금’(金) 을 넣어 새 이름을 지었습니다. 비어있는 남자와, 사라지고 싶지 않은 여자, 그 둘이 아무렇지 않은 척 각자의 길을 가는 그 모습이 섬뜩하고 슬픕니다.
    일월의 어느 추운 날, 작가가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인생에 다음이란 건 없다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울립니다. 다음이 없어 아쉽고 또 안타깝지만, 좋은 작품만은 여전히 여기 그대로 남아 우리를 기다립니다.
 
 
   소설가 정이현
 

 

 

ⓒ 이상엽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정이현

– 정이현 소설가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성신여대 정외과 졸업, 동대학원 여성학과 수료,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단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제5회 이효석문학상(2004)을, 단편 「삼풍백화점」으로 제51회 현대문학상(2006)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낭만적 사랑과 사회』『타인의 고독』(수상작품집) 『삼풍백화점』(수상작품집) 『달콤한 나의 도시』『오늘의 거짓말』『풍선』『작별』『말하자면 좋은 사람』『상냥한 폭력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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