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신중한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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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이승우 소설집, 『신중한 사람』, 74-77쪽, 문학과지성사, 2014.

 

 

 

이승우 │ 「신중한 사람」을 배달하며…

 

 

 

   ‘신중하다’라는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매우 조심스럽다, 라고 되어 있네요. 매우 조심스러운 사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널 것 같은 사람. 소설 속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신중한 자는)현상을 유지하지 않으려할 때 생길 수 있는 시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상을 받아들이고, 그 때문에 때때로 비겁해진다 (…) 신중했으므로 그는 완전하고 완벽한 자기 세계에 대한 꿈을 유보하는 편을 택했다’
    이 소설의 인물, Y는 누구보다 신중한 사람입니다. 그는 전원주택을 지어 살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3년 만에 그곳에 돌아와 보니 집은 엉망이 된 채 낯선 이가 점유하고 있지요. 그는 궁여지책으로 제 집 다락방 한 칸에 들어가 사는 방법을 택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요. 어느 날 심각한 어지럼증을 느끼지만 실은 오래된 병이었습니다. 그동안 '기우뚱하다 느껴지면 몸을 반대 방향으로 약간 기울여 중심을 잡으며' 살아왔던 겁니다. 그렇게 다시, 좁고 어둡고 더러운 방에서 그는 조심조심 살아갈 것입니다. 영원히 신중한 사람으로.

 

 

   소설가 정이현

 

 

 

ⓒ 이상엽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정이현

– 정이현 소설가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성신여대 정외과 졸업, 동대학원 여성학과 수료,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단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제5회 이효석문학상(2004)을, 단편 「삼풍백화점」으로 제51회 현대문학상(2006)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낭만적 사랑과 사회』『타인의 고독』(수상작품집) 『삼풍백화점』(수상작품집) 『달콤한 나의 도시』『오늘의 거짓말』『풍선』『작별』『말하자면 좋은 사람』『상냥한 폭력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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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영
1 일 16 시 전

Y라는 사람이 의사의 계속되는 자신이 위험한 상태까지 왔다는 말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의사의 말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또 고요하게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일을 하면서 그 삶을 즐기는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점차 그 생활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모습을 보고 나 또한 잠잠해지고 고요해지며, 심적으로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품을 다 보고 정이현 소설가의 코멘트를 보고 신중하다라는 단어의 뜻을 다시 상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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