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숙, 「빈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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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황석영,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8』, 82-85쪽, 문학동네, 2015년.

 

 

 

김인숙 │ 「빈집」을 배달하며…

 

 

 

    ‘이십 칠년, 그녀는 남편과 이십 칠년을 함께 살았다.’ 이 소설의 첫 문장입니다. 그들은 평범한 중년 부부입니다. 남편은 평생 소규모 화물과 이삿짐 나르는 일로 가계를 꾸려왔고, 자녀들은 어느새 ‘죽순처럼’ 쑥쑥 자라 제 앞가림을 시작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았어도 생은 이럭저럭 무탈합니다. 추리소설 읽는 취미를 가진 아내의 눈에는 젊은 여성 손님들에게 ‘친절하다기보다는 공손했고 공손하다기보다는 때때로 비굴하게 보일 정도’인 소심한 남편이 늘 불만스러웠지요. 남편이 연쇄살인마임을 의심하는 추리소설의 여주인공을 동경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현실의 삶이 별 일 없이 굴러가고 있다는 증거일 겁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남편의 주머니에서 작은 열쇠(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소설은 갑자기 섬뜩하게 얼굴을 바꿉니다. 오랫동안 은밀히 모아온 수많은 열쇠들 외에도 그 빈집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가까운 이의 ‘빈집’이라 해도 타인은 영원토록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 비밀스러운 고독에 완전히 감응할 수 없습니다.
 

 

   소설가 정이현

 

 

 

ⓒ 이상엽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정이현

– 정이현 소설가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성신여대 정외과 졸업, 동대학원 여성학과 수료,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단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제5회 이효석문학상(2004)을, 단편 「삼풍백화점」으로 제51회 현대문학상(2006)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낭만적 사랑과 사회』『타인의 고독』(수상작품집) 『삼풍백화점』(수상작품집) 『달콤한 나의 도시』『오늘의 거짓말』『풍선』『작별』『말하자면 좋은 사람』『상냥한 폭력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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