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한계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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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양귀자 소설집 『원미동 사람들』, 352-355쪽, 쓰다, 2012년.

 

 

 

양귀자 │ 「한계령」을 배달하며…

 

 

    이십 오년 만에 고향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면? 밤무대 가수가 된 그 친구에게 공연을 보러 오라고 초대를 받는다면? 어떤 이는 한달음에 뛰어가 옛 친구와 반갑게 상봉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기에, 간다만다 딱 부러지게 밝히지도 못하고 재회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합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열여덟 살이었습니다. 두 친구가 언제쯤 만나게 될까 조마조마하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나이트클럽을 찾아가고서도 먼발치에서 노래만 듣고 돌아서는 인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이 소설을 다시 펼쳐 읽습니다. 이십 오년이 더 지났습니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더듬거리고 있는 내 앞으로 한계령의 마지막 가사가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었다’는 구절 앞에서, 이제 저는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합니다.
 

 

   소설가 정이현

 

 

 

ⓒ 이상엽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정이현

– 정이현 소설가는 1972년 서울 출생으로 성신여대 정외과 졸업, 동대학원 여성학과 수료,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했다. 단편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단편 「타인의 고독」으로 제5회 이효석문학상(2004)을, 단편 「삼풍백화점」으로 제51회 현대문학상(2006)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낭만적 사랑과 사회』『타인의 고독』(수상작품집) 『삼풍백화점』(수상작품집) 『달콤한 나의 도시』『오늘의 거짓말』『풍선』『작별』『말하자면 좋은 사람』『상냥한 폭력의 시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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