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못」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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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정미경 소설집, 『새벽까지 희미하게』, 8-9쪽, 창비, 2018년.
 

 

 

정미경 │ 「못」을 배달하며…

 

 

    새 달력을 걸기 전 달력 놓을 자릴 살피듯 [못]을 골랐습니다. 겨울에 시작해 겨울에 끝나는 이 단편은 공과 금희의 짧은 만남과 이별을 보여줍니다. 그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이 주차장에서 본 빛이 무엇이었는지는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두 사람이 연애뿐 아니라 생활에 속한, 생활을 하는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이겠지요. 것도 몹시 각박한 생활을 하는 성인들로요. 그래서 이 삭막한 연애소설 안에는 벌레도 나오고 빛도 나옵니다. 마치 우리 삶을 구성하는 불가피한 성분 마냥요. 모든 것이 지나간 겨울 끝자리를 공과 함께 물끄러미 바라보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선생은 ‘채탄하는 광부의 심정으로’ 매일 작업실에 가셨다 하지요. 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 캐낸 빛을 읽으며 그녀가 감내한 어둠을 생각합니다. 집배원이 되었으니 이제 그 빛을 다른 분들과 나누려 합니다. 그 빛을 배달합니다. .
 

소설가 김애란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 소설집 『바깥은 여름』, 『달려라. 아비』, 『비행운』, 『침이 고인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