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도둑맞은 가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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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박완서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404-406쪽, 문학동네, 1999년.
 

 

 

박완서 │ 「도둑맞은 가난」을 배달하며…

 

 

    인간은 이상하게 좋은 기억뿐 아니라 상처까지 소중히 여기지요.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적 없는 비밀이랄까 아픔이면 더 그렇고요. 그건 아마 우리가 딱지의 크기나 모양이 아니라 그 아래 봉인된 진실,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지켜낸 사적 진실을 본능적으로 귀하게 여기는 까닭일 겁니다. 진심을 염탐하고 약탈하려는 이들 앞에서 종종 화가 나는 이유도 그 때문일 테고요. "내 가난이 어떤 가난이라고" 씩씩대며 자기 언어로 자기 삶을 보호하려 하는 저 화자처럼 "내 상처가 어떤 상처라고" 항변하며 두 손으로 감싸 안고픈 사연이 모두에게 조금씩 다 있지요? 그럴 땐 부러 상대에게 묻지 말고 상상하라고, 이런 소설도 있는 것일 테고요.
 

소설가 김애란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 소설집 『바깥은 여름』, 『달려라. 아비』, 『비행운』, 『침이 고인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