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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한,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최시한,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7월 5일
남들이나 나나 모두가 억지로 살아간다는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한 하루였다. 남들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곤 했는데, 오늘은 무슨 변덕인지 모르겠다.
전부가 시들하고 지겨웠다. 선생님은 월급 때문에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효자가 되거나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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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조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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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정결한 집」
정찬, 「정결한 집」
“이 세상에 지우개 외에 나를 지울 수 있는 존재는 없어.”
명희는 바짝 마른 눈으로 소년을 응시했다.
“그러니 어떡해? 내가 지우개가 되는 수밖에.”
명희에게 지우개가 되는 방법이 시체놀이였다.
“혼자 있는 곳이어야 해. 약간 어두운 데가 좋아. 그렇다고 아주 캄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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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러스킨, 「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 「존 러스킨의 드로잉」
물론 가장 손쉽게 그릴 수 있는 것은 구체이다. 아이들이 매일 가지고 노는 가죽으로 만든 흰공이야말로 흔하지만 바람직한 사물이다. 흰 가죽 공의 그러데이션을 마치 석고로 만든 구체球體처럼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이것은 대개 이전의 연습과정을 거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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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 「별 모양의 얼룩」
하성란, 「별 모양의 얼룩」
일년 전 야영을 떠나던 날 아침이었다. 그날도 여자는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식빵을 굽고 계란 프라이를 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아이는 속옷 차림으로 거실을 서성거렸다. 원복을 입히고 난 후에야 원복을 세탁해두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원복 앞가슴에 아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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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 인생이란, 결코 눈부시진 않지만 너무 어둡지도 않아. ”
– 가즈오 이시구로 단편「녹턴」중에서 –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예전의 사무실 계단을 올라가니 바틀비가 층계참의 난간에 말없이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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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예전의 사무실 계단을 올라가니 바틀비가 층계참의 난간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바틀비, 여기서 뭘 하는 거야?” 내가 말했다.
“난간에 앉아 있어요.” 그가 유순하게 대답했다.
나는 몸짓으로 그를 그 변호사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갔고, 그러자 변호사는 우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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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일, 「깨끗한 몸」
김원일, 「깨끗한 몸」
어머니는 두루미알처럼 둥글게 뭉친 수건의 겉면에다 역시 물기가 적게 볼끈 짠 때밀이 삼베수건을 쌌다. 그렇게 해서는 왼손으로 나의 오른손 손가락 끝을 잡고 엄지부터 때를 밀어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을 판장이가 판 다리에 옻칠 올리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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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원작, 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주석 달린 크리스마스 캐럴』
“어머나, 과일 케이크를 굽기에 좋은 날씨구나!”
– 트루먼 카포티, 단편 「크리스마스의 추억」 중에서 –
찰스 디킨스 원작, 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
『주석 달린 크리스마스 캐럴』
“메리 크리스마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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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 「브레히트를 위하여」
“그래도 목을 움직여서 나는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지 않습니까.”
– 김행숙, 시 「목의 위치」중에서 –
한창훈, 「브레히트를 위하여」
인생은 요리와 비슷하다. 한 가지라도 빠지면 맛이 안 난다. 신체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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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 「사내아이와 계집아이」
“나는 탁 트인 풍경을 좋아한다. 하지만
풍경을 등 뒤로 하고 앉는 것도 좋아한다.”
– 거투르드 스타인,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중에서 –
앨리스 먼로, 「사내아이와 계집아이」
물 나르기 말고도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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