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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수필 전락과 21st century schizoid man

전락은 대화의 형식을 빌린 극에서의 기나긴 독백이다. 작가는 대화 상대역의 말을 주인공이 대신 되받아 말하도록 했고 이에 그 연극은 일인극이 된다. 일인극에서의 독백. 주인공만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전개되는 독백은 세계를 만든 사람을 고립시킨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고립되는 것은 현대인의 특징이다. 그리고 극을 정신분열로 치환하면 21세기 정신분열성 인격장애 남자다. 일단 전락을 먼저 보자. 화자는 우선 자신의 예전 삶을 털어낸다. 약자의 편에 서는 잘 나가는 변호사로 평판까지 좋아서 행동 하나하나가 좋은 의도로 바라봐진다. 그런 상황을 연기라고 하면서 일부러 이해되기 힘든 주장을 할 때 이 평판은 저주가 된다.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할 리가 없는데? 피곤한가보다! 하는 식이다. 이미 화자는 사라지고 변호사(화자)가 만들어졌다. 물론 화자는 지속적인 노력, 그러니까 지속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함으로써 그 변호사를 죽였다. 그러나 변호사는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그의 세계에서 발판이었기 때문에 화자는 허무함을 느끼며 방탕한 생활을 했고(전락) 또다른 허무함을 만들다 보니 시간이 흘러 방탕하게 살기에는 몸이 받쳐주지 않는 나이가 됐다. 이때부터 화자는 작은 항구마을로 가서 원래보다는 한가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청자가 왔을 때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화자는 과거를 말하면서 자신을 피고석에 세운다. 그리고 피고로 선 화자는 역으로 세상을 고발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냉소는 변호사라는 직업 전반에 대한 냉소로 확장되고 자신이 구하지 않은, 다리에서 떨어진 여자의 이미지로 나타내지는 자신의 법정이 자신에게 심판을 내리는 법정으로 팽창한다. 동시대의 사고에 갇히지 않고 비판하는 화자는 물론 현대적이지만 화자가 나타내는 현대의 인간은 세상에서 떨어진 개인일 뿐이다. 화자가 법정에 서는 이유는 세상을 고발하는데 있지 성찰을 위하는데 있지 않으며 모든 과정이 화자의 세계에서 이루어진다. 법정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화자는 자신을 쪼개 청자를 만든다. 별개의 인격이 된 둘은 법정을 통해서 다시 한 곳에 섞여든다. 그렇게 진행된 재판에서 확장된 법정은 세계의 주인을 다시 자그마한 개인으로 전락시킨다. 두번째 전락이다. 세계에 빠진 개인은 허우적거리지만 세계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형량의 증가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만든 세계이기에 사형을 언도받는 일은 없고 허우적거리던 화자는 얕은 물 위에서 공포에 질렸었다는 것을 깨닫자 다시 청자에게 밖의 세계를 고발한다. 화자가 계획하는 세번째 전락이지만 화자만의 세계는 무너졌고 밖은 미동도 없다. 무너진 세계와 무관심을 살아가는 것이 화자에게는 최후의 심판이다. 화자는 냉철한 이성의 합리적 시각으로 세상을 심판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화자의 전락의 모티프는 최후의 심판에서 나왔으니 신앙에 기반한 시각, 신앙에 기반한, 황금률, 보편 윤리에 기반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신앙과 이성이 양립 가능하다고 보고 싶을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신앙이 이성의 형식만을 따온 것이다. 이성의 공리

2024.04.20 데카당
새벽 이별

난 알지 못했다남자를 잃어버리는 여자의 마음을그녀가 골목에 나와 미세먼지로 뒤덮힌 계단에 앉아있는 심정을여자는 남자를 잃고남자는 여자를 잃지만나는 너를 잃었다남자와 남자의 사랑은한 여자를 얻기에는 좌절한 실패가 원인이었다심리학자들은 나의 심장을 칼로 도려내내 손 끝에서 출혈된 한글과 영어를 해석하다작가가 영개국어였음을 발견한다동성애 이성애 양성애성애, 내 사랑 LOVE OF MY LIFE키가 큰 남자 근육이 많은 남자머리에 가진 게 많은 남자 다 갖고 싶은걸아빠가 내 손에 깍지를 끼고까까머리 소년의 머리를 쓰담드으셨을 때이 소년의 머리에는 오직 오만원짜리 건담이 들어있었음을 알았을까사실 이 아이는 당신의 생일조차 알지 못했다는 걸 알았을까이런 생각을 하며 소년은 장난감 가게 문을 연다이곳은 천국인가 미국인가진열장에 조명을 흡수하며누군가 집어줄때까지 나무판에 박힌 불쌍한 남자들을 본다그러나 그들은 소년을 기다린 건 아니었다자기가 신데렐라라고 믿는 사랑스런 소녀가구두가 벗겨지도록 뛰어와 자신의 가슴을 와락 끌어안는, 그런 과분한 장면이 그들의 판타지였다소녀는 왕자님 인형을 잃고소년은 생일을 모르는 아버지를 잃지만나는 너를 잃었다계속해서 흐르는 내 눈물도내 오줌도내 문장들도너의 낡아진 이름을 새벽이슬처럼 적신다난 알지 못했다너를 알지 못했다

2024.04.20 위다윗
여름이 오면

불어버린 마음 사이로 무언가가 휙휙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 온통 흑백인 세상그게 내가 사는 곳이다머릿속에서 지나간 일들을 생각하며 우물 속에서 발버둥을 치다보면누군가 나를 부라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고고통만이 남는다상처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하나 둘 더 생긴다거울을 보면 난도질 되어 있는 한 소녀밖에습도로 꽉찬 세상은 흐리기만 하고지구는 씩씩 거린다불어버린 여름은 가장 미화되기 쉬운 계절내 마음에 눌러붙은 채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는 계절그리고 내가 버린 계절여름이 오면 내 그림은 더욱 선명해져징그러워너도나도 벌레도세상도징그러운 곳에 사는 우리인데 어떻게 징그럽지 않을 수가 있겠니

2024.04.19 차윤
그러니까 나는

그러니까 나는잘못한 걸 알면서도 꾹꾹 쓰는 마침표 같아.흐릿해진 산등성이를 가리키는 손가락 같아.저기 좀 보라구, 그러나 모두가 눈을 감는 나른한 오후 같아.깨진 유리 조각과 눈 뜰 새 없이 왈칵 쏟아지는 봄 그래, 여전히 작별인사 없는 벚꽃 잎 같은 거. 그 모든 슬픔을 뒤덮는 비극의 연홍빛 원무 같아.세상의 소음에 욕심부린 귓바퀴의 울먹임을 들어봐.그러니까 말해보자면 해명 같은 것,해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꿈결이라고 믿는 삶 같아.그리고 그는 말했지가증스럽다고.그러니까 너는 오래된 헤어짐을 기약하는 청혼 같아.손에 잡힐 듯한 풍경을 액자 속에 넣는 추억 같아.감길 듯한 눈을 감게 해주는 어떤 확신 같아. 내가 자초한 미래다리를 절뚝거리며 내게 다가온다.

2024.04.19 옥상정원
이별 연습

어린 나에게 밤이란새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깜빡 잠이 들어 해 뜨면나의 손끝에는 새로운 잎이 돋아났다어린 나는 밤과 이별을 나누지 않았다나는 매일 밤과 이별을 나눈다어릴적 불로초와 같은 존재로 여겼던오전 12시 00초와 01초를 지나는 초침은다른 초침들과 다르지 않다더이상 잎은 자라지 않는다하루하루 이별의 순간에 다가가며나는 매일 밤 이별은 연습한다그리고 이별 연습에 질린내가 되었을 때쯤나는 일찍 잠에 들어버릴 것이다이미 시들어 버린 잎을 새로 틔우리라는희망을 가지고 나는 밤과 이별을 연습하지 않을 것이다수없이 반복한 이별 연습에도마지막 12시는 여전히 더 무거울 것이다

2024.04.19 필온
수필 [수필] 2024년 3월 월 장원 발표

안녕하세요, 김병운입니다. 수필 게시판 3월의 월 장원 발표하겠습니다. 이달에는 12편을 검토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응모량이 많지 않았는데, 역시 봄이란 계절은 우리에게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는 상태 같은 건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최근 한 달간 아무것도 쓰지 못했던 저의 심신 상태 또한 어쩌면 전적으로 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생각도 해보았고요.(이건 쓸데없는 소리네요…) 이번 봄은 글틴 여러분에게도, 그리고 제게도 많이 쓰지는 못했어도, 언젠가 쓰게 될 것들과 알게 모르게 스치고 엇갈리고 부딪히는 계절이었기를 바라봅니다. 이달의 월 장원 후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송희찬) (담) 그리고 장원은… 아쉽게도 없습니다. 송희찬 님의 는 낯선 환경 속에서 더욱 극심해지는 기침 때문에 위축되는 하루하루를 기록한 글이었는데요. 자신의 심신에 드리운 이상을 꾸준히 들여다보고 또 과감히 드러냈을 때만 획득할 수 있는 구체성과 정서적 울림이 돋보인 반면, 부정확한 문장과 단조로운 구성 등 글 전반에서 느껴지는 전략의 부재가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담 님의 는 가독성과 섬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문장이 특히 좋았던 글이었는데요. ‘인디’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찾아가는 개성 있는 사유와 애정하는 인디 콘텐츠들을 향한 진심은 충분히 전해졌으나, 중반 이후에 몇몇 노래와 작가 자신이 공명하는 지점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면서 서술이 다소 파편적이고 피상적으로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다른 작품으로 향했던 시선이 작가 자신에게 온전히 돌아오기 전에 글이 멈춘 듯한 인상도 남았고요. 두 편 모두 성취한 지점이 또렷했지만 완성도가 못내 아쉬웠고, 고민 끝에 이달에는 무리하여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한 달간 수필 게시판에서 박서련 멘토님의 새 장편 소설 출간을 기념하여 미니 이벤트가 진행되었던 것 아시지요? 박서련 멘토님을 대신하여, 이벤트 결과를 전합니다. > 2월 미니 이벤트 댓글 백일장 결과 발표 댓글 장원 – 사즈 님 댓글 버금상 – 송희찬 님 두 분께는 박서련 멘토님의 신간 를 보내드립니다! 이번 달에도 수필 게시판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그럼 저는 4월에 올라온 새로운 글들을 만나러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4.19 관리자
철야요 (徹夜謠)

기다린다 기다린다 밤하늘에 박쥐님을내 머리 위 내려오실 박쥐님을 기다린다나에게 와서 안기며 박쥐님 오신다오신다 오신다 밤하늘에 박쥐님이내 가슴속 안기실 박쥐님 오신다날 위해 노래 부르실 박쥐님만 보인다보인다 보인다 밤하늘에 박쥐님만내 귓속에 노래하는 박쥐님 보인다날세며 나와 놀니는 박쥐님 느껴진다느껴진다 느껴진다 밤하늘에 박쥐님은나와 함께 놀아주시는 박쥐님 느껴진다날아가 담날을 위해 박쥐님 가신다가신다 가신다 밤하늘에 박쥐님아담날에 놀자시며 박쥐님 가신다나 앉아 담날에 오실 박쥐님 기다린다

2024.04.19 바리스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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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수상자 발표

2023.10.12
공지사항 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 결과 안내

안녕하세요.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마로니에 초간단 온라인 백일장은 처음 개최하는 백일장임에도 불구하고, 총 171명의 작가님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응모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리며, 향후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 대상 (1명) ■ 공감상 (5명) ■ 소통상 (15명) * 선정되신 작가님께는 순차적으로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선정된 작품은 추후 작가님과 협의를 통해 문학광장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상장 및 시상금(온누리상품권)의 경우 10월 16일 이후 1개월 이내 발송·지급 예정이며, 수상 이후에도 이의제기(저작권, 표절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여, 문제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수상 취소 및 시상금을 반환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문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061-900-2326)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