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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아멘

하나님 죄송해요. 또 망쳤어요. 제가 숨쉬는 이 세상은 당신의 이름을 싫어해요. 그래도 다행인건 제가 뭘 하나라도 망치면 박수를 쳐줘요. 모두가 누군가가 자기보다 완전히 못나기를 원하는 심리지요. 하나님 제 기도를 듣고 있으시나요. 정말로. 가족과 매일밤 다투고 헝클어진 머리로 편하게 대화할 친구도 없는 학교에 가요. 절 성자로 부르심을 믿습니다. 제가 뒤지는 날 저에게 박수 쳐주셔야 되요. 하나님 저 도와주세요. 잘 살고 싶어요. 새벽 내내 쌍욕을 해대는 노래속 심취해 있어도아침이 되면 무릎을 꿇고 찬양을 부릅니다. 이 시는 안네의 일기가 아니지만 이게 제 인생의 풍경이네요. 죄송해요 제 말 좀 들어주세요 도와주세요아멘

2024.04.24 위다윗
소금으로 물든 것을 녹이며

오늘도 난 또전신에 소금을 뿌리며내 생명선을 이어 붙여요소금은 내 몸에 뿌리를 박아요소금은 내 몸에 깊게 자리 잡아내 신경세포들이 모두 몸 밖으로자라나게 만들어요둘 하나신경들이 튀어나온 자리흰 국화가 피었다국화는 신경세포들뿌리고 뿌리면내 감각의 민감이 먼지에도반응하여 끝없는 죽음을 택배를 주네요길게 늘어난 생명선 주변온통 국화꽃이 피어났다계속 흩날리게 소금을 뿌려요생명선을 길게 하기 위해서뿌리 박힌 국화들 모두더 자라나게 하고 싶어요지금까지 하지 못한 모든 나날을소금으로 이으고 싶어요뿌리와 함께 간장맛과 향으로 신경의 꽃을더 크고 진하게 하고 싶지만이젠 보내야 해요간장의 향이뿌리를 내 혈관을 뚫어 심장까지 들어가생명선의 신경분열이 촉진을 유발하니까신경세포들이 피어난국화들을 모두 하나씩 녹인다녹고 녹으며내 몸의 생명선도 불타요국화가 있는 곳이 없어지고난 간장의 향끼지 모두 녹았어요내 앞에는 이제국화 한 송이도 없어요

2024.04.24 송희찬
고비의 풍선

광활한 붉은 빛 모래 속뜨거워지는 공기에 내가 팽창할 때아지랑이 저 끝에 보이는 초록 무언가꿈틀꿈틀 거리며 날 유혹한다.관능적인 초록색다가가고 날라갑니다.그녀는 사막 속의 소나무요그년은 사막 속의 상놈이요진부하게도 그년은 선인장이다.날 바늘에 찔리게나 해 욕했다.그러나 상놈은 내 곁을 벗어났고다시 저 멀리에서 꿈틀대고 있다.난 그년의 과육이 필요했다.그럼 다시 다가가고 날라갈까?아니, 꿈틀댄건 그년이 아니다.그냥 아지랑이다.아니, 간다면 다칠 것이다. 난 이제 구멍난 삐라 풍선이다.

2024.04.24 정형준
여름방학

종이 냄새를 복부가 팽창할 만큼 들이 마신다새 시집에서 나는 부풀은 냄새찰나에 둥실 떠갈 수 있지 어딘가의 며칠 전이 오늘이 되는줄장미의 동그란 나라로무심하게 숨어든다 내 낯 하나도 가려질 수 없는 새파랑 뒤로블루 각종 블루이름을 알지 못하는 컬러 블루부르지 못해도 얽히는 것을 안다 그것이 쉽게 실이 되어실눈을 뜬다 시의 쿰쿰하고 불분명한 취향여름 시집에 역치가 낮은 사람 그 안에서 쉽게 웃음을 잃어요낮은 밤낮고 낮고 낮은 밤납작하게 줄어든 천장 아래 보이지 않는 북극성부재를 믿나요 숨어드는 슬금한 소리가 베개 맡 종이 위에 퍼질 때뒤통수에만 존재하는 창문에는 미처 닫지 못한 쉬폰 커튼이밤바람에 스윙스윙 블루를 믿는다한치 앞을 모르고 저벅저벅 걷다가 내달리는 백마의 등허리핏빛 손가락으로 털을 쥔다 겨울의 부랑지로 뺘르게도착합니다일렁이는 절벽 툭 치면 사르르 부서질 낮의 기운기울어진 겨울의 앞에서도 들이마신다 이제는 낡은 냄새를단숨에 도착할 수 있죠 여름 시집의 관절 사이에서가본 적도 없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하얀 집 깨질 것 같은 자외선으로관광상품을 낯선 언어로 설명하는 할아버지의 수염 틈새로자전거로 달리고 그곳에서는 유명세를 잃을 이온 음료를 마시기날숨온몸에서 종이 냄새가 피부의 돋아난 주근깨처럼 빠져나간다내가 낡아버렸어한숨에 네 계절을 볼 때

2024.04.23
걸리버 여행기

아스팔트 위의 새는 금세 으스러진다차가 몇 번 밟고 가고바닥에 납작하고새카만 웅덩이가 남는다폭풍우 속의 새는전진한다알지도 못한다는 낯선 어린 새를 날개 밑에 묻고아침이 되면 깃털이 풀풀흩날리고 있다교실에서 나는금세 으스러진다곧장 흐드러진다속삭이는 목소리들 사이에서투명해진 나의 자음망토를 뒤집어쓰고그래도 전진하는나의 모음침대 맡의 나는금세 흐드러진다곧장 으스러진다갇히고 뒤틀린 마음 한 구석에서보란듯이 반짝이는 조약돌크리스탈 맑은 소리투명도 백 커서를 세게누른다별 볼 일 없는 몽당 연필내 손에 내음을 얹고희미하게 나타난다새카만 웅덩이오래 웅덩이를 마주 보며기도한다 나는새와 나에 대해

2024.04.23
입(入)

행자(行者)의 합장(合掌)은만고(萬考)의 절벽수타니 아래서위태한두 손심혼—絶貞을 깎아내다행자(行者)의 합창(合唱)은만고(萬考)의 외침팟타니 아래에 늙은 스승비구여—마음을 나하라까닭이란노송(老松)의 뿌리는 여즉 시들었나니심(心)으로,수타니—팟타와 아래이백오십—비구—등불을 들다오백—장의 손바닥공경을 취하다그의 몸에 의지하라자의 신에 의지하라그는, 손바닥을 부끄럽게 편사내범부왕자청정(淸情).

2024.04.23 바실리우스
소설 황홀경

학교는 산 중턱에 있었다.높은 곳에서 내려다본그들 속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숲을 내려다본 새는 나무에 달라붙어 사는 매미가 되고 싶지 않았다.작은 교실에 스무 명 남짓의 아이들이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다. 고개를 돌리는 것 만으로도 그 공간에서 유리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창가로 시선을 돌렸다.하늘이 너무나 맑았다. 푸른색에 잔뜩 짓눌려 무서울 정도로. 창 밖엔 싱그러운 녹색 나뭇잎이 바람에 천연히 흔들리고 있었다. 여름 고유의 파쇄되는 노란빛 햇살이 먼지가 엉겨붙은 때 탄 창유리를 투과하여 나에게 닿는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지나치게 매혹적인 광경에 창밖으로 몸을 내던져야만 한다는 충동이 일었다. 무더운 공기가, 찬란한 일광이 나를 안아줄 것만 같았다. 추락의 끝에 무거운 몸뚱어리가 뜨겁게 달궈진 흙바닥에 닿아 바스라지면, 또 한 번 황홀할 것 같았다.겁이 났다. '충동에 잡어먹혀 머지않아 몸을 내던지고 말거야.' 밑바닥에 감추어두었던. 소중한 것들을 지저분하게 덧발라 포장해두었던 열망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었다.

2024.04.22 유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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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ng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수상자 발표

2023.10.12
공지사항 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 결과 안내

안녕하세요.제1회 마로니에 온라인 초간단 백일장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마로니에 초간단 온라인 백일장은 처음 개최하는 백일장임에도 불구하고, 총 171명의 작가님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응모해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리며, 향후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 대상 (1명) ■ 공감상 (5명) ■ 소통상 (15명) * 선정되신 작가님께는 순차적으로 연락드릴 예정입니다.** 선정된 작품은 추후 작가님과 협의를 통해 문학광장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 상장 및 시상금(온누리상품권)의 경우 10월 16일 이후 1개월 이내 발송·지급 예정이며, 수상 이후에도 이의제기(저작권, 표절 등) 관련 문제가 발생하여, 문제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수상 취소 및 시상금을 반환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문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061-900-2326)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