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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

  • 작성일 2007-07-14
  • 조회수 243

                        쪽방 



오래전에 살았던 집
사람이 살지 않은 빈 집
아랫방 옆에 붙은 조그만 방
삐거덕거리는 문을 열자
와락 쏟아지는 오래된 기억의 地層

열심히 살자고
찬바람 이불 삼아 덮던 방
젊음이 무거운 먼지를 덮고
아직도 누워있었다

세월에 삭은 시간
희미한 기억을 들추고 있자니
툴툴 털려지는 부스러기 같은
나을 보고 있는 것이다

곰팡내로 습한 동굴 같은 방
아직도 거기에서 헤어 나오지 않은
헛개비가 어슬렁어슬렁 일어나
문을 닫아 자물쇠를 채우는
그 방

내 기억의 퇴적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