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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 작성일 2005-05-31
  • 조회수 436

 

 

 

                                                            종이비행기

 

 

 

 


  아이는 몸이 아픕니다.  그래서 밖에 나가는 것은 낯설기만 합니다.  아이는 오늘도 밖에 나가지 못하고 창밖만 내다보고 있습니다.  공원에 비둘기 때가 우- 하고 몰려 다닙니다.  아이는 그 비둘기 때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나에게도 날개가 있었으면.”

  아이는 작게 중얼거립니다. 

 


  공원에 행사가 있는 날에는 하늘 높이 폭죽이 쏘아 올려집니다.  아이는 캄캄한 밤하늘로 올려지는 폭죽을 바라봅니다.

 

“정말 예쁘구나.”

 


  4월이 되었습니다.  공원에 가지가지 예쁜 꽃들이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그 꽃향기는 아이가 사는 창문으로 날아왔습니다. 

 

“이 향기를 가진 꽃은 아주아주 보드라울꺼야. 그래서 보기만 해도 그것을 알 수 있을 꺼야.”

 

  아이는 한 숨을 푹 쉬었습니다. 

 


  시간이 되어서 아이는 약을 먹었습니다.  약은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제 이 약을 그만 먹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엄마는 사탕을 가지고 와서 아이에게 약을 먹입니다.  아이가 얼굴을 찌푸리면 엄마는 속상해 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다시 약을 먹습니다.  아이가 많이 아파서, 엄마가 속상해서 아이는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참새가 한 마리 창문에 앉았습니다.  참새는 몇 마디 짹짹 하더니 날아갔습니다.  아이는 하루 종일 생각합니다.  참새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 하나가 창문으로 날아들었습니다.  나뭇잎은 누렇게 바래 있었는데 아이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집었습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니?”

 


  아이는 오랫동안 아파서 창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는 창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열지 않은 창문은 잘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힘껏 문을 당겼습니다.  그리고 덜컹하고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습니다.  아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알송알 맺혔습니다.  하지만 곧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때문에 땀방울은 금 새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먼지가 가득 있었구나.”

 

 아이는 먼지로 인해 창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도 나처럼 그 안에 갇혀서 나갈 수 없었던 거구나.”

 

 아이는 먼지가 가엾어 보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는 잠에서 깨었습니다.  그리고 중얼거렸습니다.

 

“내게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이렇게 심심하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아이에게 친구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늘 혼자 창문 밖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창문 밖의 세상은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그때, 아이의 방에 종이 한 장이 뒹굴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종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것은 아이가 잠들기 전에 먹었던 약봉지 였습니다.  아이는 약봉지를 쳐다보았습니다.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

 

  아이는 종이에게 물었습니다.  종이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바람에 팔랑거릴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말했습니다.

 

“그래, 넌 날고 싶은 거야. 내가 날게 해 줄께.”


  아이는 종이를 접었습니다.  그러자 종이비행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이는 힘껏 종이비행기를 던졌습니다.  종이비행기는 천천히 하늘을 향해 날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