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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

  • 작성일 2005-06-08
  • 조회수 351

▲강용구作
 
인간의 밑바닥을 본 적 있어?
넌 상대방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생각해?
너와 가장 친한 사람들을 생각해봐. 가족도 좋아.
저 사람을 충분히 안다라고 말할 수 없을껄?
아, 말할 수 있다고? 나는 또 뭘 아냐고?
나도 몰라. 그냥 아는 척할 뿐이야
 
잘난체 하지 말라고? 그래 이건 자만일지도 몰라
난 한 사람의 밑바닥을 본 적 있어아니,
내가 그 사람의 밑바닥이었는지도 몰라
그 사람을 젤 처음 알게 된 건 오래 전이야.
솔직히 말해서 난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어
그 말은 이미 내가 그 사람의 밑바닥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야.
니가 여자라면 이 사실은 절대 남자에게 들키면 안돼
그래 난 그 사람을 정말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일수도 있어
니가 알아서 해석해
말했잖아, 니 달팽이가 속삭이는데로 들어
 
내가 자길 좋아하는 걸 안 그 사람은 나에게 전화를 걸었어
장난처럼 시작된 우리의 연락은 잦아졌고,
그러나 한번도 만난 적은 없어
우린 살아가는 환경이 너무 달랐어
난 그 사람에게 끌려가버렸지
전화벨이 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거든
 
그 사람은 멋진 사람이었어
잘 생겼고, 능력있고, 인기많은 사람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그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어
만나면 어떤 표정 지을까?
날 유령처럼 여길꺼야
내가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묻어져야 하는 것이거든
 
그 사람은 너무 외로워 했어
그 사람이 불쌍했어
그 사람은 날 아주 소중하고 친한 사람처럼 대했어
그럼 나는 보지 않아도 알수 있지
다른 사람과 함께 있구나...
그 사람들은 그 사람이 마치 오랜친구나 연인에게 전화를 거는 걸로 착각할꺼야
 
▲김덕용作
 
술을 마시면 그는 더 외로워 했어
우리가 이성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몰라도
내가 위로해 주길 바랬지
난 어렸어 처음엔 그 사람을 받아들일수 없었지만
그냥 그랬어 그사람은..
아니야 솔직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나한테 하는 말은 아니 그 사람은 나에게 말을 하는게 아니었어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온갖 더러운 말들
한번도 걸러지지 않은 생각들이 나에게 쏟아졌어
그 사람에게 나는 없었어
내가 꼭 화장실이 된 기분이었어
그 사람이 내뱉은 배설을 내가 받아주는...
일기장일수도 있다고?
아니, 적어도 일기장은 누가 보지 못하게 감추어 두잖아
그는 날 감추어 두려고도 하지 않았어
어짜피 스위치만 내리면 흘러보낼 수 있었거든
 
내가 왜 그렇게 있었는지 몰라
난 왜 그냥 받아주었을까
그게 인간인가?
정말 오히려 너무 순수해 보이기도 했어
순수함이라는 것은 혀에 발린 독을 가장한 것일지도 몰라
 
이제는 지나갔어
그 사람은 지금 여전히 멋져
사람들 틈에서 여전히 인정받아
그런데 그 속에서 난 아직도 봐
그 지독한 외로움과 욕망을...
그 욕망은 사람일꺼야
누군가를 갈구하지만 찾을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더욱 찾을수 없는
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
나도 인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