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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목련꽃 브라자」

  • 작성일 2007-10-08
  • 조회수 6,455




목련꽃 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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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효근


목련꽃 목련꽃
예쁘단대도
시방
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
목련송이만 할까
고 가시내
내 볼까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
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
눈부신
하냥 눈부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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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목련꽃 브라자』, 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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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복효근 1962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91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버마재비 사랑』『새에 대한 반성문』등이 있으며, 편운문학상,?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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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 강신일 : 탤런트. 영화 <검은 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작은 연못>, TV <황금신부> <꽃 찾으러 왔단다> 등에 출연.

목련꽃과 브라자라는 말을 합쳐놓으니 둘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활짝 피어나는 듯합니다. 시인은 왜‘브래지어’라는 말을 놔두고 구태여‘브라자’를 선택했을까요? 그리고 시중에서 줄여 말하는‘브라’라는 표현은 왜 포기했을까요?‘브라자’는 의미의 친근성에 있어 가장 앞서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를 구사함으로써 역으로는 시를 낯설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지요. 또‘예쁘단대도’‘벙그는’‘고 가시내’‘니 브라자’‘하냥’과 같은 시어는 딸의 성장을 지켜보는 놀랍고 대견한 마음을 골고루 내포한 시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학집배원 안도현. 2007.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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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관리자
  •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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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관리자
  • 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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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건

  • 익명

    고 2, 벙그는 조고만 꽃봉오리 품은 어린 계집애들은 까르륵대며 이 시를 접합니다. 강신일씨의 목소리에 반가움을 표하기도 하고 무서워(?) 하기도 하지만 이내 아버지의 따순 목소리를 연상하며 듣습니다. 아이들은 이 시가 하나도 어렵지 않답니다. 어렵지 않으며 고귀한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서 이 시가 참 고맙습니다. 아직 수줍게 머금고 있는 어린 계집아이들의 이쁨을 '아버지'의 잔잔한 목소리로 알게 되었습니다.

    • 2008-07-30 11:11:00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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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10여년 전 제 가슴 봉긋 솟아오르기 시작할 때마냥 신기해하시던 아빠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그때는 부끄러워서 그러시는 아빠가 싫기만 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가슴이 짠해지는 추억이네요...세월에 묻혀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7-10-08 20:53:1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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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앞 시(훼방동이)와 이 시는 둘 다 낭만성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가 더 감동적으로 읽혀진다. 왜일까? 이 시는 우선 객관적상관물에 의한 연상작용으로 미적 공감을 준다. 아울러 부녀간의 세심한 심리의 결도 느끼게 해준다.해답은 거기에 있다. 표현도 표현이지만 정서의 깊이와 상상의 폭!

    • 2007-10-08 12:15:5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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