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이장욱. 「고백의 제왕」 중에서

  • 작성일 2010-07-22
  • 조회수 3,896




이장욱, 「고백의 제왕」 중에서

그후 곽은 동아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술자리에서도 곽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분위기였다. 모두들 곽에 대한 이야기라면 험악한 표정부터 지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기이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알 수 없는 허탈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의 고백에 이끌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자기 자신에게 탐닉할 때 느껴지는 집중력으로 매번 곽의 이야기를 경청한 것은, 바로 우리였으니까 말이다. 이제 와서 고백하거니와, 나 역시 곽을 멀리하면서도 곽에게 이끌린 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그후로도 오랫동안 동아리 밖에서 곽을 만나 곽과 술을 마시고 곽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어쩌면 즐겼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나는 곽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를 지껄였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누군가에 대한 흠모나 적의이기도 했으며, 타인이 가진 허점에 대한 비루한 관심이기도 했다. 곽의 이야기는 건조하면서도 감상적이었고 잔인하면서도 달콤했는데, 그럴수록 나의 고백 역시 더욱 노골적이 되어갔다. 곽의 침묵이 나의 고백을 부추길 때, 나는 쾌감에 몸을 떨며 내 내밀한 모든 것을 곽에게 고백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나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곽은 우리에게서는 사라졌으되 우리 각자와는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날 곽에게 달려들었던 강과 H조차도 때때로 곽과 술잔을 기울였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곽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으나, 누구나 그의 고백을 듣고 그에게 고백을 하고 있는 꼴이었다.

작가 : 이장욱 -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 『현대문학』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었고, 2005년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로 제3회 문학수첩작가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도 활동하기 시작. 시집으로 『내 잠 속의 모래산』『정오의 희망곡』, 소설집으로 『고백의 제왕』, 평론집으로 『혁명과 모더니즘』『나의 우울한 모던 보이 - 이장욱의 현대시 읽기』 등이 있음.

낭독 : 권순현 - 배우. '성인오락실-여자 이야기' '아버지를 죽여라' 등 출연.
출전 : 『고백의 제왕』(창비)
음악 : 권재욱
애니메이션 : 민경
프로듀서 : 김태형

나치의 우두머리 가운데 하나였던 하인리히 힘믈러는 연합군의 승리로 수용소에 들어가게 되자 연합군이 자기 정체를 알아볼까봐 이름과 직위를 바꾸고 안대까지 했다고 해요. 만반의 대처를 했던 그는, 수용소에 갇힌 지 하루 만에 수용소장을 찾아가 안대부터 떼어내며 말했다지요. “내가 바로 하인리히 힘믈러요!”

하인리히 힘믈러야 자기가 지녔던 권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고 싶어서 그랬겠지만, 자기를 까발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듯해요.

대학 서양사연구 동아리 신입생 엠티, 진실게임에서 다른 이들의 고백을 압도하는 이야기 로 ‘고백의 제왕’이 탄생합니다. 고백 속에 숨어들기 마련인 자기 검열을 훌쩍 뛰어넘는 대담한 고백을 하는 ‘제왕’ 앞에선 저마다 고백의 농도가 짙어지는군요. 고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집단. 어쩐지 납량특집 영화를 본 것처럼 선뜩거리네요.

문학집배원 이혜경

추천 콘텐츠

정우영,「그 가녀린 것들의 외로운 떨림」중에서

인류의 오랜 꿈 중에 하나는 아마도 자연과의 다감한 융화(融化)가 아닐까. 자본은 융화가 아니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침탈(侵奪)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자연의 품속을 꿈꾼다. 특히나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메말라가는 인성 때문인지, 아니면 시멘트 문명의 염증 때문인지 모성에 흠뻑 젖고자 한다. 시인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연의 음과 양이 조화로운, 자기만의 새로운 세계를 시 속에서 창출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연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데다가 그 조홧속이 천변만화(千變萬化)라 간절함만 솟구칠 뿐, 대부분 거기에 다다르지 못한다. 시인들은 그 문턱에서 허덕이며 자기 문자속의 졸렬함이나 한탄하기 일쑤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것 아닐까. 자연은 그저 말로만 자연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그 조홧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인 스스로 천변만화의 변신에 능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변신이어서는 곤란하다.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아닌 듯 그러하게, 그러한 듯 아니게' 눈을 열고 귀를 열고 마침내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때의 변신은 단순한 변신이 아니라 전이라는 뜻이 가미된 변전(變轉)이어야 하지 않을까. 변전, 그렇다. 변전으로 물질적 속성마저도 달라져야 비로소 '우주의 음과 양이 조화로운, 새로운 자연계'를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변전은 쉽지 않다. 특히 현대사회에 살면서 변전으로 가는 길은 산 첩첩 물 첩첩이다. 자본 문명에 매몰된 비인간적이고 척박한 욕망이 자연과의 교감을 딱 가로막고 있다.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증식하는 이 욕망은 범주의 경계가 없다. 이성과 감성을 두루 다 말아먹고 만다. 현대인들의 심리적 병리 현상은 다 여기서 비롯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에 비하면 변전을 주춤거리게 하는 문자의 욕망쯤은 차라리 순진하다 할 것이다. 나는 천박한 욕망의 습윤(濕潤)이 자연계로 향하는 시의 발길을 붙잡는다고 믿는다. 자연과 인간, 혹은 물(物)과 아(我)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가 드문 이유도 다 이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근래에 이르러 폭발적인 관심 대상이 된 시인 백석쯤이 거기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시인 아닐까.이렇게 생각할 때 같은 연대에 김사인 시와 호흡하고 있음은 다행스럽다. 그도 또한 백석처럼 자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교감의 기를 순환하고 있는 듯 비친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김사인, 「조용한 일」 작가․낭독_ 정우영 - 1960년 태어나 1989년 《민중시》로 등단했다. 시집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집이 떠나갔다』,『살구꽃 그림자』, 시평에세이『이 갸륵한 시들의 속삭임』,『시는 벅차다』등이 있다. * 배달하며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초입부터 눈도 많이 내렸죠. 겨우내 산야가 훤합니다. 북국의 정취마저 물씬하여 위뜸 살던 백석 시인의 시들이 생각납니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

  • 웹관리자
  • 2013-01-17
모옌,「인생은 고달파」중에서

 모옌,「인생은 고달파」중에서       아버지 눈에 눈물이 비쳤다.“우리가 가진 땅이 3무 2푼이니 너한테 1무 6푼을 주마. 가지고 가서 입사해라. 저 파종기는 토지개혁 때 우리집에 ‘승리의 선물’로 나누어준 것이니, 같이 지고 가거라. 저 방도 네가 가져라. 가져갈 만한 것은 다 가져가라. 입사하고, 네 어머니하고 합치고 싶으면 합치고, 합치고 싶지 않으면 너 혼자 살아라. 아비는 아무것도 필요없다. 이 소하고 저 외양간만 있으면 된다……”“아버지, 왜요, 무엇 때문에 그러세요?” 나는 우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혼자 개인농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아버지가 조용히 말했다. “아무 의미 없다. 그저 조용히 살고 싶어 그런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되고 싶어 그런다. 다른 사람 간섭을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단 말이다.”(……)“어쩌면 자네들이 전부 옳고 나만 틀린 건지도 몰라. 하지만 난 맹세했어. 이것이 틀린 것이라도 끝까지 틀리자고.”“얘아버지, 보봉마저 시집가고 나면 내가 인민공사에서 퇴사하여 당신 동무가 되어드릴게요”“아냐, 개인농을 하려면 철저히 해야 해, 나 혼자 말이야. 누구도 필요없어. 나는 공산당을 반대하지도 않고 모주석은 더더욱 반대하지 않아. 인민공사도 반대하지 않고, 집단화도 반대하지 않아. 그저 나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야. 세상 새와 까마귀 들이 다 까맣다고 해도 어찌 하얀 것이 하나도 없겠어? 내가 바로 그 하얀 새와 까마귀야!”(……)모든 사람들이 태양을 찬송하는 그 시절에, 한사람이 달과 이렇게 깊은 정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모주석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울지 않는 또 한사람은 바로 남검이었다. 서문저택 앞마당을 둘러싸고 모두 비통한 울부짖음을 토해낼 때에도 그는 서쪽 행랑채 문틀에 앉아 청색 숫돌에 녹이 시퍼렇게 슨 낫을 갈고 있었다. ‘슥삭슥삭’ 하는 숫돌 소리가 크게 사람들 귀에 거슬리면서 오싹한 마음조차 들게 했다. 이는 상황과 맞아떨어지지도 않을뿐더러 많은 것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더이상 분노를 참지 못한 금룡이 라디오를 아내인 황호조 품에 넘기고는 온 동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남검에게 달려가 숫돌을 빼앗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숫돌이 두 동강이 나자 금룡이 꽉 다문 이 사이로 외쳤다.“이러고도 당신이 사람입니까!”남검이 가늘게 뜬 실눈으로 분노로 몸을 바들바들 떠는 금룡을 훑어보며 낫을 들고 천천히 일어나면서 말했다.“주석님이 돌아가셨어도 난 살아야 하지 않겠어? 저기 저 벼들도 다 베야 하고.”(……)   “이봐, 남검, 말을 어찌 그리하나?”남검의 눈에서 천천히 눈물이 쏟아져 흘렀다. 그가 두 다리를 굽힌 채 땅에 무릎 꿇고 앉아 비통하게 울부짖었다.“이 세상에서 모주석님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네들이 아니라 바로 저예요!”사람들은 잠시 할말을 잊은 채 멍하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남검이 손으로 땅바닥을 치며 통곡했다.“모주

  • 웹관리자
  • 2013-01-10
황석영,「여울물 소리」중에서

황석영,「여울물 소리」중에서   신통이 녀석 언젠가부터 우리네와 좀처럼 안 어울린다네. 하는 것이 그의 첫마디였다. 박돌은 이신통을 십 년 전에 처음 만났다고 그랬다. 천안 장터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울고 웃고 성나고 기쁘게 하기를 하늘이 여름날의 바람과 구름을 희롱하는 듯하였다. 옛말에 이야기 주머니(說囊)라고 하더니 바로 신통이 그러했다. 그는 이야기를 하다가 가장 간절한 대목에 이르러 갑자기 그치니 사람들은 뒷얘기가 너무 궁금하여 다투어 돈을 그의 발아래 내던졌다. 이신통은 당시에 한양 패거리와 헤어진 직후여서 단출한 패거리를 이끌고 다니던 박돌이 막걸리 잔이나 사면서 동무가 되었다. 신통은 다시 때와 장소를 구분하여 이를테면 장터 어구의 버드나무 아래라든가 다리 앞에라든가에서 다른 이야기로 판을 벌였다. 새 손님이 많았지만 앞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들도 지나가다 다시 모여들기 마련이었다.   박돌이 자기네 패와 동행하기를 권하여 함께 다니다가 이신통과 헤어졌는데 그들은 다시 도방 대처에서 만나기를 거듭했고 나중에는 신통이가 광대물주를 하게 되었다. 그들이 전주에서 엄마의 색주가에 들렀을 때에 이신통은 광대물주를 하고 있던 무렵이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그는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내가 글쎄 그 일이 뭐냐고 물었을 때, 박독은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천지도라구 들어봤나? 신통이가 그 패거리에 들게 되었거든.  저 머신가, 나라에서 사문난적(斯文亂賊)이라고 하는 미신인데 그것이……  그러면 예전 천주학 같은 거 말예요?  이전에는 모두 죽였다만 시방 천주학은 양귀들 때문에 묵인된 셈이고, 천지도는 처음 시작했다는 교주를 국법으로 처단을 했다 그 말여.    박돌이 이신통에 대한 불길한 소식을 남기고 떠난 뒤에 나는 뜸을 들였다가 어느 날 영업이 끝나고 엄마와 나란히 누워서 잠을 청하던 때에 슬며시 묻게 되었다.   엄마, 천지도가 뭔지 알우?   자다가 봉창 두들긴다더니, 뜬금없이 천지도는 왜...... 한번 믿어볼라구?   관에서 금한다며?   양반 것들이 저희 자리 내노랄까 봐 노심초사하는 게지. 천지도에서 사람은 누구나 하늘이다 그런다는구나. 그 말본새 하난 마음에 들더만. 나두 주문 외우는 소린 여러 번 들었다. 우리 집에 묵어가는 길손들 중에 겉으로 말은 안 해두 내가 대강 눈치를 채는데 하나둘이 아녀. 천지도인들 점잖은 사람들이더라. 소문에 듣자 허니 촌에는 동네마다 모여서 기도하구 그런다대.   하면 엄마는 왜 안 믿었어?   봄꽃두 먼저 피면 반갑고 이쁘기는 하더라만 그것이 천기를 보는 거여. 꽃샘바람 불고 눈보라 치면 속절없이 지는 법이니라. 세상이 만화방창할 제 더불어 피어나야 절기를 누리는 거란다.   그러면 어여쁜 본색을 어찌 드러낼 수 있남? &nb

  • 웹관리자
  • 2013-01-03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5건

  • 익명

    비밀이 있다면 분명, 누군가에 대한 고백이 생기기 마련이죠. '이제와서 너에게 고백하건대, 사실 ... ' 결국, 고백은 이루어집니다. 죽음까지 가져가기로 생각했던 그 비밀도.. 침상에 누워 죽을 날을 맞이하는 노인이 내뱉는 말한마디처럼... 고백이라는 것이 신기한 점이 하나 더 있다면.. 그 고백을 털어놓는 상대방입니다. 묘하게~ '이 사람이라면 고백해도 될 거 같아.'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죠. 곽이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 2010-08-10 09:18:02
    익명
    0 / 1500
    • 0 / 1500
  • 바람동굴

    고백. 고백이란 서로의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것과도 같습니다. 대중을 상대로 한 고백은 자칫 자신의 치부만을 드러내게 되는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너와 나 우리사이의 고백은 인간관계를 단단히 묶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하지요. 그러하기에 서로간의 고백을 주고받을 상대를 가졌다는것은 행복한 일이지 싶습니다. 그것이 행여 올가미가 되어 내 목을 조여오기 전까진 말입니다.

    • 2010-07-30 02:16:39
    바람동굴
    0 / 1500
    • 0 / 1500
  • 익명

    항상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고 입싸지 않다고 내 자신은 장담하지만 어느순간 고백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 그만 내속의 감정을 말할때가 있답니다. 그럴때마다 후에 느껴지는 나의 어리석음과 부끄러움들.... 매번 고백하면 후회하는 저는 어리석은 인간입니다

    • 2010-07-27 14:07:50
    익명
    0 / 1500
    • 0 / 1500
  • 하늘우물

    고백에 대한 충동- 내밀한 부분을 집어내어 드러냄으로써 다른 이의 숨겨져있던 내면의 기억을 끄집어올려 고백하게 하는 곽의 힘. 모순된 감정을 표면화시키고 그래서 치부가 드러나는 고통을 통해 세상과 직면하게 되는 고백의 힘. 일대일로 마주할 때 그것의 힘은 더 은밀해지고 강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곽은 함께 만나기 보다 일대일로 만나는 자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고백하고 싶은 게 없는 것도 슬프지만, 고백할 온전한 대상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슬픈 일일 것 같다.

    • 2010-07-22 10:11:29
    하늘우물
    0 / 1500
    • 0 / 1500
  • 익명

    누군가의 기억들 속에 꼭 잠겨있을 사람에 대한 이야기,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허물없어 도리어 부담이 되었지만 이내 내가 동화되어 버리게 만드는 그. 그때는 입을 다물었으나, 이제는 기억에서조차 잊혀져 버린...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내게도 '그'가 있었는데... 애써 머리와 꼬리를 만들지 않아도 그저 그런 때가 있었다는 감상만으로도 오늘 하루 시작이 흐믓하다. 너무 자주가 아니라면 추억을 곱씹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 좋은 듯하다.

    • 2010-07-22 08:23:40
    익명
    0 / 1500
    • 0 /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