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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 작성일 2014-08-22
  • 조회수 245


 


 


오랫만의 이벤트 당첨으로 관람함 연극.


한 때 첫 직장에 다니던 시절에는 남는게 시간이라 영화, 연극, 소설을 닥치는 대로 이벤트를 신청하고는 강남에서 강북으로 잘도 넘어다니곤 했다. 하지만 사실 그 시절 본 연극들의 경우 마음에 깊히 남아 있는 것들은 없다. 이제는 대학로에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곳에 직장을 얻고, 직업의 특성상 자주 연극 등의 문화생활을 접해줘야 하지만, 선뜻 무료라는 이유로 이벤트를 선택하진 않는다. 좋은 작품을, 내가 정말 궁금한 작품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지 않나 싶어서 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운좋게도 이벤트로 만난 이 작품 '바람직한 청소년'은 한참 전부터 내가 궁금해하던 작품이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은 하게 되기도 한다고.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제일 꺼려했던 내가, 비록 선생님은 아니지만 10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열다섯명 남짓의 10대 아이들과 만나 문화기획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려주려고 하고, 함께 워크샵이라는 놀이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다보니, 청소년극, 청소년 소설 등등...이미 내게는 잊혀져 버린 10대 시절의 나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들,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과는 닮은 듯 다를 것이 분명한 지금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들은 어떠한 매체라도 게걸스럽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이번 연극은 국립극단에서 관람했던 '비행소년 <비행소년 KW4839> 이후 두번째로 접한 청소년극이었다.


 


전교1등을 놓치지 않지만 동성친구와의 키스사진이 유포되어 한달동안 반성실 신세가 된 아이와 건달형들 대신 오토바이를 훔치다 걸린 죄로 똑같은 기간 동안 반성실에 들어오게 된 일진 아이 한 명. 그 둘이 보내는 한달간의 시간을 연극은 보여준다. 질펀한 욕이 문장의 50%를 차지했던 대사들은 무대에서 들을 때는 조금 놀랍기는 하지만, 사실 길거리를 다니는 고등학교 남자애들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긴 하다. ​목공으로 짜여진 무대를 상하좌우로 분할하여 여러가지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인적으로는 극본에서 느껴지는 매력은 조금 덜하였다. 두 십대들의 답답함을 알겠지만 그 소재들이 내게 깊히 와닿기는 힘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일진과 왕따와 가난한 공부벌레와 소수의 성을 지닌 아이들도 있겠지만, 내가 접하는, 내가 살아온 10대 생활은 그보다는 조금더 대다수를 차지할 어찌보면 너무나도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을 그런 분류로 나뉘어질 파트였기 때문이려나. 평범한(?) 아이들을 소재로 하는 청소년극이 궁금하다. 극명하게 이야기가 될 법한 소재를 다루는 것이 아닌, 현재의 10대 아이들이 깊게 바라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곳에 꽁꽁 숨겨둔 그 어떤 이야기를 누군가 보석처럼 발굴해서 무대 위에 펼쳐놔주었으면 좋겠다. 청소년들도 그런 극을 좀 더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아니,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성인들에게도 매력적인 소재가 아닐까 싶다. (쓰다보니 리뷰가 아닌 나의 바램이 되어버렸지만..이것이 나의 솔직한 감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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