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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어떤 술인가?

  • 작성일 2015-12-17
  • 조회수 139

 

바람은 어떤 술인가?

어쩌자고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뼈저리게 취하게 하는가?

식물들은 또 어쩌자고 대책도 없이

저 바람 속에 몸을 놓고 헤매는가?

언제부터 육체와 영혼을 뒤집은 채

정신없이 저렇게들 취해 들고 있는가?

 

바람은 어떤 술인가?

겨울은 왜 이렇게 독하디 독한 것인가?

이 겨울 내가 마신 소주 몇 병은

내 영혼 깊은 곳에서

또 어떻게 불어오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흔들리고 있기에

이렇게도 심하게 비틀거리는가?

 

걷지도 못하고 차라리 부러짐을 택하는

식물들은 도대체

얼마나 얼마나 대취한 채 사는가?

 

바람은 어떤 술인가?

우는 술버릇을 가진 식물들의 울음소리는

또 어쩌자고

그 안에 섞이어 발효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