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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 작성일 2015-12-17
  • 조회수 136

 

눈사람은 서 있다.

길을 가지 않아도 길을 잃는 방법을 겨울바람이 가르치고 있다.

아! 아!

신음하지 않아도 세상가득 흩날리는

정액이여! 여자 눈사람의

 

 

눈사람은 누워있다.

겨울바람 속에는 오래전 폐업한 박하사탕 공장이 들어있다.

누더기 점퍼를 빳빳하게 다려놓는 일을

누워서도 할 수 있는 눈사람!

옷은 깨끗하게 할 줄 몰라도

세상을 모조리 깨끗하게 할 줄 안다고

쾌락을 카타르시스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눈사람은 얼굴이 깨져 있다.

심장을 먼 하늘에 걸어 놓고 태양이라 이름 지었다.

사는 일을 멈춰놓고 종종 이렇게

제 육신을 깨트려보기도 한다.

아! 아!

고통 대신 늘 찾아오는 사랑의 감정이여!

 

 

눈사람은 당신을 껴안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