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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틈

  • 작성일 2016-01-12
  • 조회수 178

이런 밤이면 네가 늘 말했잖아

뭐를? 내가 물으면 너는 또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네가 기댄 어깨를 뺄 때까지

꿈쩍하지도 않고.

 

밤마다 둥근달을 보면서 너는

네  할말없음을 부지런히 한탄했지

나는 그 밤이 춥다고 이불에 싸여

네 곁으로 가지도 않고

너는 언제나 찬바람앞에서 추위만 쌩쌩

어째서 우리는 문을 닫을 생각을 못했을까

왜 눈만 마주치면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거지

네가 물으면 내가 또 묻고

온기없는 창가에서의 의미없는 대화는

새벽토록 지속된다

아무도 잠들고 싶어하지 않고

재촉하지 않는 밤이었다.

 

네가 연신 헛기침을 하면

나는 헛기침인것을 알면서도

이불을 덮어주고 괜찮은지 묻고

너는 내 품에서 뜻모를

기분좋은 어리광을 피우곤했지

이건 우리의 옛 이야기야?

아니면 나 혼자만의 상상일까

너는 실재하지 않아

바람 스치듯 너를 기억하기 위해

무언가 대단한 슬픔을 지닌듯이

그렇게 홀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