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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 작성일 2016-03-04
  • 조회수 268

집이 사람을 사람이 집을 떠나간다

한동안 방한켠 벽에다 얼마나 머리를 기대고 살았던지 방안 한켠이 누렇게 물들었다

흐트러놓은 과자 부스러기를 향해 순식간에 나타났다 일사불란하게 사라지는 개미들

십년은 족히 써먹은 가스레인지에 닦다만 기름때가 덕지덕지 남아있다

오랫동안 머물며 벽지를 새로 바르고 비맞아 다 닳은 현관에 쇠를 덮어주고 정성을 기울였다

십년의 세월이 내집 아닌 집을 내집인양 만들어주었다

낮은 현관위로 겨우내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와 비치던 집

그집에 인연을 두고 살던중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들을 다시 멀리하기도 해봤지만

그 집과의 인연이 다하는날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홀로 아들을 의지해 살아오던 집주인

그런 집주인의 아들도 경제한파로 직장에 다니지 않고있는지도 해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