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
- 작성일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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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굵은 체로 시작해서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필기체로 끝난다
나만 담아내는 스피커는
지구에 붙어있는 어떤 것도 흔들지 못했다
나비효과를 믿어보고 싶다
그에게도 내가 가진 흔들림과 이유있는 파동을
적나라하게 한 발음도 놓치지 않고 전하고 싶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변소 옆에서
싸늘하고 창백한 겨울바람소리가 나은지
흔해빠진 구이용 불소리가 나은지 묻고
그는 늘 대답이 비슷하다.
싱거운 게 좋다고.
그의 질문 곁에서
입 밖의 사회의 진실과
입 안의 공간의 진실의
생각하며
시계추처럼 서성이다가
스피커가 터져버리면 멈춰버린다
쇠는 냉기에 약하다고.
어디 모르게 서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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