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지익」
- 작성일 201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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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박소란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 창비, 2015.
■ 박소란 │ 「지익」을 배달하며…
슬픔도 외로움도 피곤함도 잊고 오순도순 ‘지익’을 먹고 싶습니다. 특히나 요새처럼 오들오들 추운 날에는 그냥저냥 때우는 ‘저녁’ 말고 뜨끈뜨끈한 ‘지익’을 도란도란 먹고 싶습니다. “야야 고마해라 지익 다 됐다” 밀린 일 밀쳐두고 밥이 되고 약이 되는 ‘지익’을 포근포근 따뜻하게 먹고 싶습니다. “야야 지익 묵구로 인자 고마 들온나” 설령, 불러주는 이 없다 하여도 씩씩하게 그리고 든든하게 ‘지익’ 잘 챙겨 먹기고요.
시인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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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건
이 시를 읽은 이유는 한누에 들어온 <code>지익</code>이라는 신기한 제목때문이었다. 지익이란 시의 첫줄에 나와있듯이 화자의 아버지가 나고 자란 마을에서저녘을 일컷는 말이다. 아버지는 상고를 졸업반 사람으로 책가방들고 학교갈때 지게 매고 나무하러 갔다. 이 구덜을 보고 화자의 집 사정이좋지 않았다는 것을 예상했다. " 어느새 자욱이 밀려드는 지익 - 지익 - " 이 구절에서 늙어가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화자와의 감정공유로 순간 나의 마음이 울컥해졌다. 그리고 " 지익 묵어라 "라는 구절에서 이 시의 해학성을 느끼면 웃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나도 방언을 쓰며너 웃을 수 있었으면좋겠다 생각하였다.
지익 묵었나, 전화라도 문자라도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