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사랑을 믿다」 중에서
- 작성일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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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권여선 등 저 , 『사랑을 믿다 2008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38-41쪽, 문학사상, 2008년.
권여선 │ 「사랑을 믿다」를 배달하며…
오래 전 힘든 일을 겪고 있던 친구에게 이 소설이 실린 책을 슬며시 쥐어준 적이 있습니다. 소설이 위로가 되리라고 믿어서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소설을 읽는 그 짧은 동안이라도 고통스런 내면이 아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기를, 잠시 숨을 고르기를 바라서였어요. ‘동네에 단골 술집에 생겼다는 건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지만 청춘에 대해서는 만종과 같다.’ 이런 문장 앞에서는 누구라도 멈칫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살다보면 그 작은 멈칫거림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그 ‘엄청나지 않음’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주문처럼 중얼거려 봅니다. ‘그 보잘것없음이 우리를 바꾼다. 그 시린 진리를 찬물처럼 받아들이면 됐다.’
소설가 정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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