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너머」 중에서
- 작성일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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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문학동네, 94호』 278-282쪽, 문학동네, 2018년.
권여선 │ 「너머」를 배달하며…
작가는 빛을 보여줘야 할까? 어둠을 응시해야 할까? 자문한 적이 있습니다. 바보 같은 물음이지요. 작가마다 또 작품마다 지향하는 형식과 내용이 다를 테니까요. 명과 암, 선과 악 모두 삶의 불가피한 조건이기도 하고요. <너머> 속 화자는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 안에 뒤엉킨 여러 명분과 계산, 실익과 정치를 경험합니다. 프리즘에 닿은 빛이 그렇듯 여러 갈래로 꺾이는 어둠을 관망하고요. 비정해서 공정한 눈이란 이런 걸까요? 단순한 명암이 아니라 빛을 쪼개서, 어둠을 쪼개서 보여주는 작가를 보며, 소설이 주는 위로란 따뜻함이 아니라 정확함에서 오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은 ‘이후’를 살피는 장르이지만 ‘너머’를 고민하는 형식이기도 하다는 것 역시요.
소설가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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