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자런, 「랩 걸 Lab Girl」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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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출처 : 호프 자런, 『랩 걸 Lab Girl』, 48-49쪽, 알마, 2017.
 

 

 

호프 자런│「랩 걸 Lab Girl」을 배달하며…

 

 

    여름입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초록이 사방에 일렁이는 계절이지요. 그러니 이 책에 담긴 “7월이 되면 이 모든 식물들이 흘리는 땀으로 공기가 가득 차서 그 습기 때문에 공중을 가로지르는 전선들이 윙윙거렸다”나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정말로 식물이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문장을 들려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식물학자가 쓴 이 책에는 나뭇잎에 난 정교한 잎맥처럼 무수한 골이 파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난 실금 위론 무언가 늘 스미고 흐르지요. 그 중에는 이 세계와 식물, 인간을 대하는 과학자의 시련과 성장, 지성과 통찰이 있습니다. 더불어 그 모든 걸 아우르는 학문의 깊이와 평화가 있고요. 그러고 보면 어떤 의미에서 ‘평화’란 너른 가지의 수평적 균형뿐 아니라 곧은 뿌리의 수직적 기반 혹은 지향을 모두 일컫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 혹은 무탈한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니라요.  

소설가 김애란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 소설집 『바깥은 여름』, 『달려라. 아비』, 『비행운』, 『침이 고인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