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 「경애의 마음」 중에서
- 작성일 2018-08-23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1,177
김금희│『경애의 마음』을 배달하며…
조선생님. 어디서 한 번 뵌 분 같습니다. 실로 우리 주위에는 이런 분들이 적지 않지요? 거창하진 않지만 조용히 자기 기준을 지키는 사람, 삶의 작은 제의랄까 형식을 챙기는 이들이요. 저는 조선생님의 잔잔한 정갈함에 끌렸는데, 이 분이 곧 자신을 어떻게 잃어버리는지, 손을 떨며 술을 찾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조선생님 말고도 이 소설에는 일상을 잃어버린 이들이 나옵니다. 동시에 그걸 어렵게 회복해가는 과정도요. ‘손수건과 양말을 꼼꼼하게 빨아’ 창가에 널고, 집안을 청소하며, 음식을 거르지 않는 일의 중요함과 어려움을 생각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그 쉬운 일을 할 수 없어 좌절한 순간이 있을 테니까요. 오늘도 그 ‘쉽지 않은 쉬운 일’을 해낸 많은 분들께 경애의 마음을 보냅니다. 우리가 작은 것을 지키면 그 작은 것들 역시 가끔은 우릴 보호해주는 것 같단 짐작과 함께요.
소설가 김애란
작품 출처 : 김금희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83-85쪽, 창비, 2018.
|
이어보기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댓글신고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