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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46회 : 김봉곤 소설가의 여름, 스피드 편

  • 작성일 2018-09-05
  • 조회수 908
  • 방송일2018-09-05
  • 러닝타임1시간13분
  • 초대작가김봉곤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546회 : 김봉곤 소설가의 여름, 스피드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수잔 손택 『문학은 자유다』








<로고송>








1부 <작가의 방> / 김봉곤 소설가




김봉곤 소설가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부분에 「오토」로 데뷔하였으며 올해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를 출간했습니다.


Q. DJ 해이수 : 작품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직접적이고 사실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A. 아마도 제가 생각하는 소설, 혹은 제가 생각하는 진짜 같은 것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기에 이런 식으로 쓰게 된 것 같아요. 예전의 소설이었다면 편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거나 하는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요즘에는 대화를 하는 시간보다 문자를 주고받는 시간이 훨씬 많잖아요. 제 일상을 차지하는 부분만 봐도 그런 같고. 그래서인지 문자로 이야기가 시작된다거나 진행되는 소설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직접적인 감정표현 같은 것들을 쇼잉(showing), 그러니까 묘사로 보여주는 글쓰기보다는 말하는 글쓰기 류를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제 글쓰기의 성질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Q. 작품들을 보면 작가님이 사랑을 문학의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결국에는 망하는데도 사랑하고 연애하고 또 사랑을 소설에 담는 이유는 뭘까요?

A. 늦게 배운 도둑질 같은데요. 제가 아마 첫 연애가 스물여섯쯤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소설을 쓰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재미난 이야기를 해줘야지', '이런 주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걸 보여줄 테야'하는 게 아니라 제가 느꼈던 기분이나 보았던 풍경을 독자들한테 같이 보고 느끼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보여주고 느꼈던 기분 중에 가장 강렬한 게 있다면 연애, 사랑 이야기인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연애소설과 연애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또 보여주고 싶기도 한 것과 잘 맞아 떨어져서 사랑 이야기를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편집자로 일하면서 소설을 쓰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고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A. 영향을 받고 있어요. 일단 독서할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집에 퇴근하고 나면 뻗어서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보다가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회사에서 독서를 가리지 않고 편식하지 않도록 시집도 만들고 평론집도 만들고 소설집도 만들고 에세이도 만듭니다. 여러 가지 장르의 글들을 읽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저한테는 독자 정체성으로 편집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좋은 글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제가 소설의 영향을 받는다면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구조라거나 어떤 처리 방식이 아니라 단어인 것 같아요. 단어를 꼭 두세 개씩은 책 한권 만들 때마다 훔쳐 와서 제 소설에 집어넣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김봉곤 소설가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은 김금희 소설가의 『너무 한 낮의 연애』에 실린 단편 『세실리아』입니다. 낭독한 부분은 슬픈 대사인데도 불구하고 대사 안에서의 생기와 리듬감이 좋아서 골랐습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김봉곤 소설가는 출근길의 소리를 가져왔습니다. 운전 중에 모리타카 시사토의 <내가 아줌마가 되어도>라는 노래를 듣는 순간의 소리입니다. 김봉곤 소설가에게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들으면 듣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노래라서, 작가는 무조건 이 노래를 들으며 출근한다고 말합니다.








2부 <책들의 방>/ 백상웅, 최지인




546회 책들의 방은 시인이자 편집자 일을 하고 있는 백상웅, 최지인님과 함께 합니다. 백상웅 시인은 2008년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하여 2012년 시집 『거인을 보았다』를 출간하였습니다. 2011년부터 다산북스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지인 시인은 2013년 세계문학으로 등단, 작년 9월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를 출간하였습니다. 올해 1월부터 백상웅 시인과 함께 다산북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백상웅님의 나의 연대기
1980년 음력 12월 10일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태어나다. 지금은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지명인 여천시에서 자라다.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이사할 집 주인 소유의 경운기에 세간을 싣고 봉계동에서 주산동으로 이사를 가다. 여름밤 그 집 마당 평상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고 수박을 먹다. 입학할 때는 세 개 반이었으나 졸업할 때는 두 개 반만 남았던 여천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식 노래를 부르다가 울다. 시내에 있는 여천중학교에 입학하고 중학교 2학년 때 첫사랑을 만나다. 친구들과 더러 인근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다. 여천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떨어졌으나 정원을 늘려 간신히 재수를 면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네 명의 친구들과 5조 클럽을 결성하다. 1조씩 모아 도합 5조를 만들자는 의미였다. 1997년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의 삼려 통합으로 집주소가 바뀌다. 고등학교 2학년 첫사랑의 친구와 생에 첫 연애를 시작하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문예창작학과로 진로를 결정하다. 1999년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고 동아리 원광문학회에 가입하다. 군대를 다녀오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2006년 수능을 다시 치르고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다. 대학문학상을 수차례 받다. 2008년 창비신인시인상으로 등단하다. 2011년 서울로 올라와 첫 직장을 잡고 편집자 생활을 시작하다. 2012년 사내 연애를 시작하다. 2012년 보증금 삼백만원 월세 15만원 옥탑방에 세 들다. 애인과 함께 옥상에 앉아 두런두런 차를 마시는 것을 즐기다. 2012년 첫 시집 『거인을 보았다』를 내다. 2013년 첫 전세 계약을 맺고 파주로 이사를 가다. 집앞 논두렁으로 산책을 가거나 아웃렛에서 과소비를 하다. 2015년 12월 19일 결혼을 하고 신혼집에 들어가다. 2016년 여름 휴직을 하고 방콕해서 한 달을 지내다가 돌아오다. 2016년 겨울 회사를 그만두고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지내다가 돌아오다. 2017년 12월 전에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하다. 2018년 1월 최지인 입사하다. 2018년 8월 13일 현재 시집 원고를 만들고 있으나 잘 되지 않는다.

· 최지인님의 나의 연대기
외할머니는 이리시에서 식당을 했어요. 이리는 익산의 옛 이름입니다. 저는 그 식당에서 자랐습니다. 외할머니는 뚱뚱하고 육개장을 잘 하셨어요. 저는 외할머니 품에서 잠들었던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는 오래도록 저를 쓰다듬었던 것 같습니다. 손님들은 쉬지 않고 얘기하며 그릇에 담긴 음식을 비웠습니다. 외투들이 벽에 걸려 있었고 저는 조용히 방 안에서 외할머니를 지켜보았습니다. 가끔은 너무 지루해서 정처 없이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왠지 혼이 날 것 같았지요. 외할머니는 갑상선 암으로 입원하셨어요. 저는 그때 암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죽는 게 뭔지 알지 못했습니다. 엄마 따라 몇번 병실에 갔었고 그때마다 외할머니는 제 손을 꽉 잡았던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의 손은 거칠거칠했는데 신기하게도 손길은 부드러웠습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저는 슬프지 않았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내내 한 번도 울지 않았지요. 어머니는 화장터에서 오열하셨고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후 10년도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저는 시 같은 걸 끄적이기도 했습니다. 작가가 되겠다는, 어쩌면 허무맹랑한 꿈도 꾸었습니다. 무수한 습작을 하며 살아온 기분입니다. 그런데 재작년 카페에서 원고 하나를 마감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눈물이 왜 나는지 모르겠는데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는 외할머니에 관한 짧은 산문을 한 편 썼습니다. 10년도 넘는 일을, 기억도 가물가물한 이야기를 곱씹으며 슬퍼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남들보다 많이 늦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모두 지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뒤늦게 뭔가 쓰는 것 같습니다. 문학이 무엇일까 글쓰기란 무엇일까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막막한 질문을 가슴에 품고 저 나름대로 답하며 살아왔습니다. 문학이 삶을 앞서지 않게 그리고 문학이 사람을 외면하지 않게 다짐하고 다짐했습니다. 글 쓰는 자는 고통이나 슬픔을 외면한 순간 글 쓰는 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계속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날 썼던 산문에는 이런 구절들이 있습니다. "기억 남는 외할머니 일화가 있다. 한 기독교 신자가 식당에 와서 외할머니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했는데 외할머니는 식당 때문에 갈 수 없다 했다. 그 말을 들은 신자는 그럼 마음속에 교회를 짓고 거기서 예배를 드리라 했다. 광장 바깥에도 수많은 마음이 있다는 걸 나는 믿는다." 제 삶이 정체되어있다고 느낄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게, 정확히 말하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쓰고 싶은 게 있다는 게 다행입니다.









<첫책을 소개합니다>/ 정은 소설가 『산책을 듣는 시간』




Q. 첫 책을 출간하고 걱정이 있었나요?

A. 아무래도 청소년 소설이다 보니까 청소년들이 많이 읽을 텐데 그 나이 때 생각해보면은 책 같은 것의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어른들 말을 의심 없이 잘 받아들이기도 하고 책에 쓰여 있는 것을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저도 그랬었고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을 텐데 저도 아직 성숙한 어른이 아니어서 제가 제대로 좋은 길로 얘기를 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Q. 소설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를 말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이해나 관계, 배려 이런 것에 중점을 뒀어요. 주인공인 수지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라서 장애라든가 가족이라든가 그런 것도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54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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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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