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 「몽유도원도 관람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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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몽유도원도 관람기』를 배달하며

 

 

    몇 해 전 이 글을 읽었을 때와 다른 기분이 듭니다. 같은 문장인데도 그렇습니다. 꿈 몽(夢)자가 들어간 산문이라 그런 걸까요? 아님 글쓴이가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살면서 한 번도 줄서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게 어떤 줄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생애 가장 잊기 힘든 줄은 누군가의 빈소 앞에서 두 시간 남짓 서본 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와는 조금 다르지만 최근 한 장례식장에서 누군가를 기리려 낯선 이들과 함께 열을 맞추고 띠를 이룬 기억도 나고요. 줄서고, 기다리며, 그 줄 끝 대상에게 예의를 다하는 일을 생각합니다. 선생은 그걸 ‘이 삶을 다른 삶과 연결시키려는’ 행위라 하셨지요. 지금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몽유도원도처럼 이제 더는 만나기 어려워진 고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남긴 말을 연이어 만져보는 요즘입니다. 누군가의 기척을 바라듯 실처럼 당겨보는 나날입니다.

 

소설가 김애란

 
 
작품 출처 :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26-27쪽, 난다, 2016.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 소설집 『바깥은 여름』, 『달려라. 아비』, 『비행운』, 『침이 고인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