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 「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시간의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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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내 안에서 피어오르는 시간의 힘』을 배달하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의식하는 접속사로 ‘그래서’와 ‘그런데’가 있어요. 개연성이라 하나요? 서사에 ‘그래서’가 있어야 말이 되고, ‘그런데’가 끼어야 흥미가 생기니까요. 창작자뿐 아니라 생활인으로 일상을 꾸려갈 때도 제게 저 두 가지는 소중한 접속사에요. ‘그래서’는 인과와 논리로 ‘그런데’는 의심과 회의로 저를 보호해주니까요. 그러다 최근 제가 그 무게를 실감하지 못한 접속사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주 안 쓰다 보니 흐릿해진 단어, ‘그렇다 하더라도’의 준말 ‘그래도’에요. 인과를 뛰어넘기 때문에 때론 숙연하게 다가오는 접속사고요. 자동차 운전에 빗대면 속도나 재미에 관여하는 부품이 아니라 주행 중 문득 먼 곳을 보는 운전자의 시선 그 자체로 느껴진다 할까요? 그러니 올해는 우리도 ‘그래도’라는 징검다리에 종종 올라서보도록 해요. ‘그래서’나 ‘그런데’보다 어쩐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드신다고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같이 해봐요. 새해니까요.
 

소설가 김애란

 
 
작품 출처 : 정여울 산문집, 『마흔에 관하여』, 71-72쪽, 한겨레출판사, 2018.

 
 
 

문학집배원 문장배달 김애란

• 1980년 인천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졸업
• 소설집 『바깥은 여름』, 『달려라. 아비』, 『비행운』, 『침이 고인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 장편소설 『두근 두근 내 인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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