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휘, 「코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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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휘 │ 「코뚜레」를 배달하며…

 

    시적인 포즈나 거창한 수사 없이 담담하게 들려주는 고백이 성찰과 함께 하면서 울림을 주는 시다. 고향을 떠날 때 이삿짐 보따리 속에 할아버지께서 넣어주신 것이 코뚜레였다. 현관문에 걸어놓으면 복이 들어온다고 해서 나는 아직도 삼대째 내려오는 코뚜레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신에도 아름다운(美) 믿음(信)이 있는가. 둥근 코뚜레를 보면 나는 짐승과 인간이 우애를 나누고 서로를 측은해하면서 짐진 자의 수고와 고통도 여물처럼 묵묵히 되새김질할 줄 알던 그 의젓한 시절이 그리워진다. 힘들어 앓아누운 날 자신의 고통보다 송아지의 고통에 먼저 가슴 아파하는 시인이 아직도 남아 있구나.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서귀포 이중섭이 머물던 1.5평의 토방에 붙어 있는 <소의 말> 중 한 구절을 함께 읽는다.

 

시인 손택수

 

작가 : 신휘

출전 : 신휘. 『꽃이라는 말이 있다』. 모악.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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