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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소리 제587회 : 손미 시인의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편

  • 작성일 2019-08-28
  • 조회수 1,183
  • 방송일2019-08-28
  • 러닝타임57분
  • 초대작가손미 시인


문장의 소리 제587회 : 손미 시인의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편


인터넷 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560여명의 초대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연출과 진행, 구성 모두 현직 작가이며 2018년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소설가 조해진, 해이수, 시인 정현우가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조해진(소설가)
진행 해이수(소설가)
구성작가/로고송 정현우(시인)



ㅇ 코너
- 작가의 방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책들의 방 : 책을 둘러싼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 첫 책을 소개합니다 : 첫 책을 발간한 작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합니다.








오프닝 : 『백유경』 중에서 〈말라버린 소젖〉








<로고송>








<작가의 방> / 손미 시인





손미 시인은 2009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양파 공동체』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이후 이번에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해이수 : 이번 시집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가 나오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A. 손미 시인 : 공교롭게도 시집이 출간 될 즈음에 취직을 해서 회사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회사가 약간 딱딱한 곳이어서 공문 쓰고 있고요, 엑셀을 하고 있고, 문서 작업을 하고 있고, 그렇게 회사원으로 살고 있어요. 시집 반응이 궁금해서 간간히 sns 등에 제 이름이나 시집 이름을 검색해보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서, 또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해서 말이라도 걸고 싶은데 '낄끼빠빠'로 참고 있어요. 회사 다니면서 숨구멍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그림을 그리러 다니고 또 일주일에 한 번씩은 도자기를 빚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아직은 두 번 밖에 안 갔고요. 일단은 그렇게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Q.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양파 공동체』 이후 6년 만에 시집이 나왔습니다. 기다린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A. 기다렸다기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컸었어요. 첫 번째 시집이 수상을 하고 나왔기 때문에 두 번째 시집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컸었고,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 사이의 나이차가 계속 벌어지다 보니까 쓰는 언어들이나 생각하는 것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과연 이것이 맞는가, 라는 의구심이 자꾸 들었어요. 그리고 첫 번째 시집 때처럼 철없이 친구들이나 선배들한테 작품을 보여주면서 어떠냐고 물어볼 입장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고민이 굉장히 많은 시기였어요. 만약에 출판사의 독촉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나오지 않지 않았을까. 계속 부여잡고 망설이고 끙끙대고 있었어요. 고치고 수정하거나 하지 않은 채 외면하고 있었던 시집이라서 반응이 어떨까 좀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고. 저 자신에게 이게 맞나,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는데 다행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이번 시집의 시들을 보면 단순한 것 같지만 단순하지 않은 담백한 슬픔, 단단한 이미지와 사유들이 눈길이 갑니다.

A. 제가 첫 번째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이 결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이 시집은 30대 중후반에 쓰였던 시들이라서 제가 그 때 포착하는 것들과 생각하는 것들이 일상에서 온 것들이 많았어요. 첫 번째 시집에 들어간 소재들이랑 좀 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그 시간을 지나오면서 단순하고 담백한 것들이 저의 주변에 포진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지만 누군가는 물에 빠져 죽었고, 또 이렇게 살고 있지만 나는 계속해서 입금을 기다리고 있고, 그 돈으로 뭘 먹어야 하고, 그 동안 또 누군가는 죽고, 그렇게 관계없으면서 관계있는 어떠한 것들, 그것들이 켜켜이 쌓여서 나온 시집이 아닌가 싶었어요.


Q. 첫 시집 『양파 공동체』에서는 생경한 이미지도 많았고 하나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증식하고 변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의 소재들과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인상을 받았어요.

A. 앞에 대답과 좀 반복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첫 시집이 2013년에 나왔어요. 6년 전에 나왔는데 첫 시집은 제가 20대 때 습작기 때 그리고 30대 초반에 쓰인 시들인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세상을 향해서 주먹질 해대고 모든 것이 불평, 불만이고 다 아프고 쓰라렸는지 모르겠어요. 그러한 독기를 가지고 시를 썼다면, 그리고 또 그 때 '문학병'이라고 해야 하나요? 습작생 때 문학병도 있었고. 멋 부리기도 있었고요. 아예 새로운 소재를 가져와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고. 그래서 생경한 이미지를 혼자서 계속 찾아다녔어요. 그러고 나서 첫 번째 시집을 내고 두 번째 시집을 묶을 때는 아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조금 더 생활에 밀착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시기에는 정말로 먹고 사는 문제와 당장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들이 있었기 때문에요. 예전에는 싸우고 주먹질 해대고 피가 나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피가 나기 전에 도망가는 상황이 되는 거죠. 다 알기 때문에 거기까지 저를 이끌어 가지도 않고. 조금씩 타협하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그렇게 변하면서 일상적으로 제 주위에 있는 소재들을 갖고 와서 쓰기 시작했는데, 사실 이러한 지점에서 힘이 풀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고요. 두 번째로는 자신감도 조금 있었어요. 조금 더 깊어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결국에는 내 앞에 있는 생수병 속에도 우주가 들어있고 손가락으로 내가 까딱까딱 만지는 어떤 것도 다른 세상의 북극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연결점을 찾고 싶어서 이번 시집이 첫 번째 시집과는 조금 다른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들>



손미 시인은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 실린 「전람회」를 읽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예민함을 잃고 있는 게 아닌가, 이 예민함을 잃고 있다면 희미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멸망해가고 있다는 느낌으로 이어져서 그렇다면 희미해지고 사라지고 멸망해가고 있다면 마지막으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누군가에게 한 번 보자, 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시에 대해 설명합니다.









<사운드 앤 스토리>



손미 시인은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에 실린 qr코드로 된 영상시 「물개위성3」의 소리를 가져왔습니다. 시가 언어로만 될 필요가 있을까, 사운드나 영상이 시가 될 수는 없을까 해서 시도한 시로 산사에서 폭우가 오는 날에 찍은 영상이 담겨있습니다. 시인은 누군가가 보내는 결코 맞닿을 수 없는 신호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2부 <책들의 방>/ 김서령 소설가




김서령 소설가는 2003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하여 소설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티타티타』, 『어디로 갈까요』와 에세이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를 출간하였습니다. 오늘은 오픈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책들에 방>에 모셨습니다.


Q. '오픈 플랫폼'이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설명해주세요.

A. 제가 오픈 플랫폼에 대해 아직은 고민 중인 단계고 시작하지는 못했어요. 처음에 시작은 제 개인 아카이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 작품을 웹상에 올려놓고 독자들이 직접 찾아올 수 있게 하는 개인 아카이빙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제가 젊은 작가들을 열 분 정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뜻밖에도 열 분 모두가 다 개인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 누구나 들어와서 볼 수 있고,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지불하고, 그런 식의 아카이브를 생각하다가 혼자 하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고민하던 차에 다른 작가들도 고민하고 있구나, 그래서 같이 만들면 어떨까? 만들면서 어떤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서 체계적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계속 부풀려 졌던 거에요. 이걸 '오픈 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해보면 어떨까. 사실 우리 일반문학에서만 오픈 플랫폼을 찾기가 힘들지 웹소설이나 웹툰에는 굉장히 활성화가 되어 있어요. 가령 조아라, 문피아 같은 웹소설 사이트라든가 웹툰 플랫폼이 많은데 오픈 플랫폼 이라는 것 자체가 누구나 그곳에 들어가서 각자 도생하는 거에요. 플랫폼의 힘을 빌려서 그 기반 하에서 자기 작품을 올리고 플랫폼과 수익을 나누는 구조가 되는 거죠. 지금 사실 개인 아카이브를 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 아카이브에 들어가면, 가령 단편소설을 올렸다, 그러면 시스템화가 되어 있지 않으니까 카카오뱅크로 입금을 하는 방식이에요. 송금을 하면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거나 아니면 메일로 원고를 보내준다거나. 굉장히 불편한 시스템이죠. 정말로 그 작가한테 애정을 가지거나 하지 않는다면 다시 찾아오기가 좀 불편해요. 그런 것을 시스템이 제대로 된 곳에서 작가들이 누구나 들어가서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잘 될까? 독자들이 찾아오기 쉬울까? 그런 고민에서 시작한 거에요.


⦁ 김서령님의 나의 연대기
바다가 있는 남쪽 소도시에서 자랐습니다. 아홉 살 때까지는 만화가가 꿈이었습니다. 『맹꽁이 서당』 그리신 윤승운 화백에게 팬레터를 쓰려고 한글을 일찍 깨쳤어요. 그런데 만화책을 읽으면 엄마한테 자꾸 혼이 났어요. 동화책은 밥상머리에서 읽어도 칭찬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열 살이 된 기념으로 좀 점잖고 우아해지기 위해서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만화책을 끊은 거죠. 그래도 여전히 그림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남았습니다. 열 살 이후론 꿈 한 번 바꾼 적 없이 자란 터라 20대 내내 등단을 못해 애가 말랐어요. (중략) 서른 살 봄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설가가 된 후 게으르게 소설을 쓰고 산문도 쓰고 번역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이네요.










문장의 소리 587회는 팟빵과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구성 : 박정은(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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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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