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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훈, 「2077년, 여름방학, 첫사랑」 중에서

  • 작성일 2019-09-05
  • 조회수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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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훈 │ 「2077년, 여름방학, 첫사랑」을 배달하며…


인류의 얼굴이 삼십대 중반의 한국 남자 얼굴로 똑같이 변했다고 해도 성별이 바뀐 것은 아니었으니 성아의 오빠인 성훈을 성아로 오인한 민수는 아무래도 이상하다, 고 독자들은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럴 줄 알고 작가 임승훈은 소설에서 그가 착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적어 놓은 걸까요.
그런데 문제는 뭐 그게 아니고, 이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무슨 소리야?
-니 친구 성훈이라고.
이어지는 대화가 이처럼 끔찍하다는 거요.
성훈이가 동성 친구인 민수를 사랑하는 게 끔찍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건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요. 끔찍한 건 성훈이를 성훈이로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죠.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아직 서로가 달라서 천만다행이네요. 저 사람이 내 모습과 다르다는 게, 내 성질과 같지 않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고마운 일인지요.*


소설가 구효서


작가 : 임승훈

출전 :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임승훈. 문학동네. 2019. p.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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