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일년」 중에서
- 작성일 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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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 「일년」을 배달하며…
그녀의 이름은 '지수'고 그녀 팀의 인턴 이름은 '다희'군요. 이 이야기는 그녀의 회사에 계약 인턴으로 1년간 근무했던 다희를 몇 년 후 그녀가 회상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둘은 친하고 조용하고 서로를 배려하긴 하지만-카풀 통근을 하는 사이였으니까요-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는 둘 사이의 미묘한 긴장이, 그리고 그 긴장을 한 땀도 그냥 건너뛰는 법이 없는 최은영의 문장이 이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이들의 긴장은 어딘가 슬퍼 보이는데요. 회사라는 수익집단에 속하게 되거나 속하려 하면서 본모습과는 시시각각 멀어지는 자신들의 현재를 물끄러미 들여다보기 때문일까요. 그런데 참 무서운 건 '예전의 자신'이 아닌 '현재의 자신'의 웃음이 '진짜'라고 말하는 저 최은영의 냉혹함입니다. 가면 뒤엔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있던데, 그렇다면 가면이 전부며 진짜라는 말 아닐까요. 차별하는 사람의 입장에 설 수 있게 한 그의 말에 위로를 느끼는 나.*
소설가 구효서
작가 : 최은영
출전 : 《창작과비평》 2018년 겨울호. 최은영 단편소설 「일년」 p.164~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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