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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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 「봄날」을 배달하며…

 

    "봄이 하느님의 눈에 띄고자 한다면 나무나 들판 같은 데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봄의 기운은 인간의 내부로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봄은, 말하자면 시간 속에서가 아니라 영원 속에서, 그리고 신의 임재 가운데서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였던가. 오는 봄의 소리가 영원이 되도록 나도 온몸으로 벙그는 저 목련을 급브레이크로 삼아 보자. 봄이 빠져나가 버린 뒤에야 보이는 것이 봄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일이 슬프기도 하지만 괜찮다. '부아앙' 소리가 사나운 기계음이 아니라 봄나팔 소리가 되도록, 책가방 대신 철가방에 든 봄을 배달할 줄 아는 눈이 있으니까.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찰칵' 하는 경쾌한 리듬과 함께 '부아앙' 막 당도한 계란탕 같은 백목련이 아직 식지를 않고 있으니까.

 

시인 손택수

 

작가 : 이문재

출전 :『지금 여기가 맨 앞』, 문학동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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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aldud

봄 느낌이 물씬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