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17회 : 1부 박상영 소설가/ 2부 최백규 시인

문장의 소리 제617회 : 1부 박상영 소설가/ 2부 최백규 시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소영 작가의 웹툰 「모퉁이 뜨개방」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박상영 소설가


 

 

    박상영 소설가는 2016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여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을 내셨습니다. 2019년 젊은작가상 대상,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하셨고 최근에 에세이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를 출간했습니다.

Q. DJ 최진영 :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가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세요.

A. 박상영 소설가 : 편집자님께서 “눈물과 위로와 공감의 다이어트 분투기가 담긴 단짠단짠 에세이”라고 써주셨더라고요. 그게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제가 웃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대외적으로는 남들 앞에서 우스갯소리 하는 것 좋아하고 글 쓸 때도 재밌는 것을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데 워낙에 디폴트가 염세적이고 우울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런 점이 많이 드러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작가가 어떤 첫 번째 책을 쓸 때, 특히 첫 번째 소설집이라든지 장편이라든지 에세이를 쓸 때는 자기 자신에게 되게 가까운 이야기를 잡게 마련이잖아요? 근데 이 이야기는 제가 등단하고 나서 회사 생활을 같이 병행하면서 너무나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런 에세이집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저도 그렇고 에세이 쓰는 일을 소설보다 어려워하는 작가들이 있거든요. 작가님은 1인칭 소설을 많이 써오셔서 에세이가 그래도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 에세이 쓰고 묶으시면서 유의했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으셨나요?

A. 말씀하신 대로 주로 제가 일상의 언어로 1인칭 화자가 등장하는 소설을 많이 썼기 때문에 그런 훈련은 돼 있어서 화법 같은 데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어요. 근데 내용적인 측면에서 아무래도 소설은 내가 픽션이라는 합의로 도망칠 수 있잖아요. 이건 논픽션이기 때문에 화자가 나이고 내 주변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인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등장하는 사람들한테 다 허락을 구했고 인연이 닿지 못하고 끊어져서 허락을 구할 수 없는 분들은 최대한 개인 정보를 다 지우고 바꿔서 좀 일반론처럼 읽힐 수 있게 수정하는 작업을 연재하면서도 책을 묶으면서도 많이 거쳤어요. 그래서 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조소가 아니라 그냥 이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흔히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어떤 감정들, 상황들 같은 것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이 책을 보면 작가님께서 직장을 다니면서 소설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에 퇴사를 한 뒤 전업 작가로의 변화와 고민 등이 담겨 있어요. 첫 챕터의 제목이 “출근 보다 싫은 것은 세상에 없다”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독자들 반응 중에 기억나는 게 있나요?

A. 제일 많았던 것은 역시나 “내가 쓴 줄 알았다”에요. 태그 해서 많이 올려주시거든요? 요즘은 피드백이 활성화돼있잖아요. 그래서 제 계정이나 DM으로 오거나 아니면 본인들 사진에 직접 태그 해서 “이거 진짜 내가 쓴 줄 알았다”, “너무 현실 공감되는 에세이다”라고 하세요. 그리고 저희 회사의 특수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지점들도 사실은 많은 직장인들이 계층의 고하, 직책의 여부에 상관없이 많이 겪고 계셨더라고요. 그래서 아, 역시나 사람 사는 꼴은 다 똑같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Q. 이 책의 제목은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가 읽히지만, 다이어트 성공기는 아닙니다. 이 책의 챕터 중에 “살만 빼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라는 챕터가 있어요. 다이어트를 권하는 세상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하고 싶은 말이 사실 이 책이겠죠. 어떤 기자님께서는 “미적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세상에 대한 사자후”라고 쓰셨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쓴 건 아니었고 저는 오히려 내 스스로에 대한 강박을 뛰어넘기 위해서 이 에세이집이 필요했어요. 이 에세이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지금의 나는 되게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다, 라는 관념과 선입견 같은 것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주기 위한 수단이었지 사회를 공격해서 내가 바꾸리라, 이런 결연한 의지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냥 일개 작가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략) 최진영 작가님도 그러지 않으세요? 소설 쓸 때나 어떤 글을 쓸 때 편집자님이 되셨든 내 가상 독자가 됐든 그 독자가 절대다수는 아니더라도 독자에 대한 이해나 고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은 제일 중요한 부분은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인 거잖아요. 저에게 이 에세이집도 그랬어요.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내가 너무 내 사는 꼴이 맘에 안 드는데, 이 책을 쓰면서 이걸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을 하자….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힙합 : 최백규 시인



 

    최백규 시인은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창작동인 뿔로 활동 중이십니다. 공동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를 내신 바 있습니다.

Q. DJ 최진영 : 힙합에 빠지게 되신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A. 최백규 시인 : 한국의 힙합이라는 문화가 제일 처음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게 90년대 초반에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같은 그룹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잖아요? 그런데 저는 세기말에 초등학교 입학을 해서 2000년대가 되고 나서 김수용의 「힙합」이라는 만화나 붓다 베이비, 무브먼트 이런 크루들을 접하면서 그 문화를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는 누구나 그랬겠지만, 저도 에미넴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에미넴의 자전적 영화 <8마일> 이라고 있어요. 거기 보면 공장이 가득한 빈민가가 나오거든요. 그 장면이 굉장히 슬픈 공간으로 묘사가 되는데 저는 그 당시에 그걸 잘 이해를 못 했어요. 왜냐면 저는 서울 올라오기 전, 20대 중반까지 평생을 그런 공장가 근처에서 살았거든요. 그래서 새벽마다 도로변 하수구에 연기 피어오르고 기찻길 바로 옆이라 기차 지나가면 집이 흔들리고. 그 도시에서 집값이 제일 싸기 때문에 이사를 갈 수도 없이 살 수밖에 없었어요. 가족들, 친구들, 주변 사람들 대부분 일하는 공장으로 나도 가야 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에미넴도 그런 빈민가 공장 출신이었다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저렇게 살 수 있겠다, 해서 더 빠지게 됐던 것 같아요.

 

Q. 우리가 흔히 말하는 힙합 음악 말고도 랩, 디제잉, 그래피티, 그리고 비보잉 같은 것들을 모두 포함한 하나의 문화를 힙합이라고 하던데요. 그러면 랩 말고 시인님께서 다른 취미로 하고 계신 것이 있으신가요?

A. 공부를 되게 많이 해오셨네요. 앞서 말씀하신 장르들에 비트박스나 팝핀, 크럼프 같은 스트릿 댄스들을 포함해서 문화의 총칭을 힙합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힙합의 최대 매력이 자유롭다는 거니까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모든 게 다 답답해서 랩은 물론이고 비트박스, 비보잉도 친구들하고 모여서 ‘크루’라며 연습하고 했었어요. 시를 쓰기 시작하고 나서는 시가 제일 재미있는 거 같아요. 지금은 시에 힙합적인 색채를 많이 입히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최백규 시인께서 힙합과 시에 관해서 쓰신 산문을 보면 “힙합을 비롯한 음악은 어이없게도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줬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음악이 시인 최백규로 길을 인도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최백규 시인에게 음악과 시란 어떤 사이일까요?

A. 제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지 못했어요. 어떤 곳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자퇴한다 해도 크게 손가락질받지 않는 분위기인데 10년 전만 해도 조금 달랐잖아요. 자퇴생이라 하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학창 시절 내내 거의 매일 담을 넘어서 실용음악 학원으로 뛰어가고, 그러지 못한 날은 온종일 엎드려 자거나 제가 좋아하는 앨범을 통째로 외워가서 필사를 했어요. 제 가사를 쓰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글과 한국어를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그 연결고리에 되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음악과 언어 사이에. 그 시간이 없었으면 제가 어떻게 살았을지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한테 더 특별한 것 같아요.

 

Q. 힙합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난 후여서 그런지 작품 「묘적계」나 「폐막식」을 보면서 최백규 시인의 시가 노래 가사같이 리드미컬 하다는 느낌도 받았고, 지금 말씀하실 때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말에 리듬과 강약이 있고 포인트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가사를 쓰실 때와 시를 쓰실 때 작품에서 공통점이나 차이점 같은 게 있나요?

A. 사실 랩 가사는 규칙이 명확하잖아요. 네가 하고 싶은 말을 라임을 지켜서 너만의 플로우로 전달할 수 있어, 이거거든요. 시는 자유시로 넘어오면서 거의 모든 규칙이 사라졌으니까 언어만 이용한다는 한계점을 제외한다면 형식상으로 시가 훨씬 자유로운 편인 것 같아요. 제가 주로 접하는 게 힙합 관련 콘텐츠다 보니까 힙합의 어떤 리듬이나 태도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Q. 뭐가 더 쓰고 나면 성취감이 있나요?) 성취감으로 따지면 시가 더 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시는 제가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으니까 피드백도 계속 있고….

 

 


 


 


 

문장의 소리 617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원고정리 : 박정은


 


 

댓글남기기

  Subscribe  
Notify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