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24회 : 1부 김설원 소설가 / 2부 강백수, 방수진, 정현우 시인

문장의 소리 제624회 : 1부 김설원 소설가 / 2부 강백수, 방수진, 정현우 시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문소 음감회 : 시인이자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 분의 시인이 현직 작가로부터 다양한 사연을 제보 받아서 매달 한 곡의 신곡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오프닝 : 토베 얀손 『여름의 책』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김설원 소설가


  

    김설원 소설가는 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은빛 지렁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9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이별 다섯 번』이 당선되었습니다. 출간 된 작품으로 장편소설 『이별 다섯 번』, 『나의 요리사 마은숙』, 소설집 『은빛 지렁이』가 있으며 최근 제12회 창비 장편소설상을 수상한 『내게는 홍시뿐이야』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주인공 아란이가 열여덟 살이에요. 책 뒤에 실려 있는 작가인터뷰를 보면 ‘부모들의 파산선고’ 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어떻게 쓰시게 된 이야기인가요?

A. 김설원 소설가 : 독자들 반응이 모두가 아란이에게만 집중을 하더라고요. “아란이 불쌍하다, 엄마도 없이.” 애를 놓고 간 엄마는 나쁜 여자로 인식이 되고요. 사실 유일하게 어떤 독자 한 분이 이건 아란이의 성장기가 아니라 어른들의 성장기다고 말을 하셨는데, 참 공감해요. 이 이야기가 제가 자라난 환경에서도 영향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군산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는데 이상하게 군산 여자들이 생활력이 강해요. 어렸을 때 보면 주변에 친구들 집도 그렇고 엄마들이 일을 하거나 대게 일을 안 하고 있는 가장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여자들이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저희 엄마도 물론 그 여자들 중 한 명이었어요. 거의 장사를 하거나 그런 분들이니까 억척스럽고 생활력이 강하고 그들이 항상 좌절하는 것은 결국 돈 때문이죠. 그런 분들을 어렸을 때부터 보면서 정말 어느 순간 돈의 노예 같은 처지가 돼서 너무 힘겨울 때 정말 파산을 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 부모들을 파산을 한 번 시켜주고 싶었어요.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누군가의 자식이기 때문에 현실에 주저앉고 살고 하는 그들이 일 년이 됐든 몇 개월이 됐든 떠날 수 있게. 그런 생각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어렸을 때 환경이 작품에 많이 투영이 된 것 같아요.

 

Q. 아란이가 23번 버스 종점에 집을 구하게 되는데 이 집이 되게 기묘한 집이에요. “인간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닮아가기 마련”이라는 문장을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윤성희 작가님이 언급하시며 “아란이가 자기가 살고 있는 방을 닮지 않으려는 성장이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쓰셨어요.

A. 그 말에 공감을 해요. 내가 살고 있는 방을 닮지 않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저는 아란이에게 그런 에너지를 주고 싶었어요. 어떤 방이 됐든 그 방에서 견뎌내는. 사실은 제가 항상 학생들과 같이 공부를 할 때도 공간의 제 2의 등장인물이라고 해요. 공간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기묘한 집이라고 했던 이 공간은 실제 제가 살았던 데에요. 제가 20대 때 대학 졸업하고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집 계약을 하면 보통 1, 2년 계약이잖아요. 저는 이상하게 그 집이 좋아도 1년이든 2년이든 계약이 끝나면 또 다른 집을 찾아서, 다른 공간을 찾아가서 공간을 자주 바꿔보고 그랬어요. 제가 근무했던 곳 가까이에 백화점이 있었고 백화점에서 버스를 타면 그 버스 종점이 이 집이에요. 그때도 버스를 타면 그냥 자면 되니까 너무 편하다고 생각했어요. 소설에 나와 있던 게 그대로 묘사를 한 것이에요. 그때 여기 살았던 가족은 소설 속에서는 좀 비극적인 가족이지만 실제로 되게 다복한 가족이었어요. (중략) 소설을 써봐야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때였는데 언젠가 소설을 쓰면 이 공간을 반드시 살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머릿속에 담고 다녔어요. 그동안 소설을 쓰면서 여기저기 많이 이 공간을 들여놓은 작품이 있었는데 이 작품에 이 공간이 맞았던 거죠.

 

Q. 이 소설에는 고고치킨집 사장인 ‘치킨홍’이라는 인물이 나와요. 파산선고를 한 부모들과는 약간 대비가 되는 인물이에요. 이 인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읽으신 분들이 ‘치킨홍’이 가장 살아있는 인물이라고 얘기를 하세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제 고향이 참 싫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제 가장 큰 꿈이 빨리 고향을 탈출하는 거였어요. 어떻게 하면 여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 나는 대학에 떨어져도 여기를 나갈 것이다, 생각을 품었죠. 고향은 그냥 부모님이 계신 곳이고 제가 소설가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수입도 없고 이러니까 가장 큰 효도는 자식으로서 얼굴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고향을 떠나고도 거의 한 달에 한 두 번씩 고향에 내려가곤 했어요. 의무적인 것이었어요. 집과 터미널만 왔다 갔다 하고 고향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했어요. 그랬는데 한 2년 전에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는데 운전기사님이 오던 도로를 거치지 않고 중앙로를 통해서 오더라고요. 군산에서의 중앙로면 말 그대로 중앙이에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중앙로가 그야말로 생기 그 자체였어요. 활기차고 경기도 좋았고 학교 끝나고 나면 신포우리만두에서 쫄면도 먹고 그런 공간이었어요. 그 화려했던 중앙로가 거의 한 마디로 유령도시가 된 거에요. (중략) 나를 키워준 중앙로가 거의 폐가 정도가 되가지고 정말 어떤 ‘존재’로 느껴지는 거예요. 시름시름 앓고 있는 곧 죽을 것 같은 사람으로. 그 때 고향을 떠나서 언젠가 이 도시가 우리 지도상에서 없어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처음으로 고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시름시름 죽어가는 이 도시를 어떤 식으로든 내 소설 속에 살려놔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군가는 여기를 내려와야 되지 않겠나 생각했어요. 그게 나일수도 있고, 치킨홍 같은 사람들이 이 도시에 와서 활기를 좀 불어넣어줘야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인물을 만들게 됐어요.

 

Q. 소설에 베트남과 한국 동화가 나와요. 닮은듯하면서 다른 두 동화를 등장시키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동화하고 동시가 나오죠. 제가 말하려는 메시지이기도 해요. 주제라고 할 수 있겠죠. 저는 소설을 쓸 때 항상 얘기하는 게 소설이 ‘어느 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더라고요. ‘무슨 일’은 거의 심리적인 게 많고 정말 사건, 사고인 경우도 있고. 이 무슨 일을 주인공이 어떻게 극복해나가는가,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게 제가 생각한 소설이었어요. 여기에서 한국 동화는 아이들이 누구의 도움 없이 이겨낸단 말이에요. 근데 베트남 동화는 정말 많이 도와줘요. 제가 읽어봤는데 호랑이도 도와주고 호랑이 엄마도 도와주고 그래요. 큰 시련에 앞선 아란이가 이 아이들처럼 나 스스로를 믿고 이 위기를 이겨내는 것, 그런 주제 차원에서 활용을 했어요. 동시도 길들여지기 싫다는 의미죠.

 


 


 


2부 <문소 음감회> / 강백수, 정현우, 방수진 시인



 

    강백수 시인은 2008년 시와 세계로 등단하였으며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십니다.
    정현우 시인은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데뷔하였으며 ‘시인의 악기상점’이라는 이름으로 음악활동을 병행중이십니다.
    방수진 시인은 200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인의 정원’이라는 문학 어쿠스틱 밴드의 리더를 맡고 계십니다.

Q. DJ 최진영 : 오늘은 새로운 코너 <문소 음감회>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서 매 달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실 세 분의 음유시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시인이면서 음악이라는 예술을 같이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강백수 시인 : 사실 시를 쓰는 일도 그렇고 음악을 하는 일도 그렇고 처음부터 직업으로 삼으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어요. 그냥 좋아서 하던 건데 기회가 닿아서 등단을 하게 됐고 음악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취미로 했는데 누가 돈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그 맛 들려가지고 직업이 된 것 같아요.
 
정현우 시인 : 저는 원래 성악과를 가고 싶어서 고등학교 때 성악을 전공했는데 어머니가 반대를 하셨어요. 고등학교 때 시도 같이 써서 어머니가 “국문과 가서 선생님 해라.” 말씀하셨어요. 성악은 취미로만 하고 대학교는 국문과로 가게 됐어요. 시는 대학 들어가서 쓰게 됐고 그러다가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에 나가게 돼서 거기서 발탁이 돼서 기획사에 들어갔다가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고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서 시인이 되가지고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왔다 갔다 했었어요.
 
방수진 시인 : 저도 비슷하긴 한데 시 쓰는 것은 처음부터 좋아했었던 거고 음악도 좋아해서 사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어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극단 들어가서 노래랑 연기도 배우다가 뮤지컬 배우로 대성하지 못하고 거기서 약간 전향해서 연극으로 빠져서 조금 하다가 그 마음이 이루지 못한 게 계속 남아있었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시를 쓰면서 내 음악을 하며 음악에 대한 것을 풀어야겠다, 해서 병행해온 게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 같습니다.

 

Q. 청취자분들께서 세 분의 음악세계가 궁금하실 것 같아요. 각자 하고 계신 음악의 스타일과 음악세계의 특징을 소개해주세요.

A. 강백수 : 저는 ‘강백수 밴드’로 기본적으로 밴드음악을 하고 있어요. 내용적으로는 약간 대한민국 남자의 흔한 성격을 많이 닮았어요. 남자애들끼리 술 먹으면서 얘기하면 슬픈 일 있을 때 웃으면서 얘기하고 재밌는 일 있을 때 진지하게 얘기하거든요. 무뚝뚝해가지고. 일상에서 건진 이야기들을 슬픈 이야기지만 담담하게 그리고 괜히 재밌는 이야기하면서 진지한척하면서 그렇게 해나가고 있어요.
 
정현우 : 저는 고등학교 때 성악을 했다보니까 가요를 성악처럼 부르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를 섞어서 크로스오버로 팝페라이지만 가요 같은, 가요이지만 팝페라 같은 중간의 경계에 있는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방수진 : 저는 사실 홍대 인디씬에 들어가서 음악을 조금씩 하다가 보며 노래는 좋긴 한데 뭔가 약간 대중적으로 다가가기가 애매한 지점들을 느꼈어요. 그래서 음악을 하게 되면 문학적인 느낌도 내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대중적인 느낌을 내는 것을 추구하고 싶었어요. 저는 ‘시인의 정원’이라고 하는 문학 어쿠스틱 밴드로 기타리스트면서도 같이 저랑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잔잔’이라고 하는 싱어송라이터를 합류시켜서 남녀 혼성의 목소리를 가지면서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노래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세 분과 함께 할 코너 이름이 <문소 음감회>에요. 듣기로는 문장의 소리 제작진이 오랫동안 염두에 두고 있었던 아이디어였다고 하는데 세 분은 이 제안을 처음 받으셨을 때 어떠셨어요?

A. 강백수 : 일단 다른 창작자의 작품을 가지고 노래를 만든다는 게 선뜻 “너무 재밌겠다!” 라고 다가오진 않았어요. 왜냐면 만들기에 따라 그분한테 결례를 저지르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한편으로는 문학이라고 하는 것이 점점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걸 좀 좁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어요. 약간 그런 긴장감 반, 기대감 반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현우 : 사실 제가 <문소 음감회>로 오기 전까지는 문장의 소리 작가로 있었어요. 제가 1년 전에 이걸 기획을 했었고 제가 만약 나가더라도 <문소 음감회>를 만들어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어요. 시나 소설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게 되면 어쨌든 저희가 문학을 소비하는 사람들만 보통 하게 되니까 그걸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음악을 그 도구로 한 번 사용해보자, 그렇지만 너무 어렵지 않게, 너무 쉽지는 않게 깊이는 있으면서 중간 정도의 경계를 가져가면서 하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어요.
 
방수진 : 저는 반가웠어요. 지금까지 ‘시인의 정원’ 활동 했을 때는 거의 제가 쓴 시를 가지고 음악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근데 이 재료 자체가 다른 누군가로부터 오거나 다른 무엇으로부터 왔을 때는 또 어떻게 내 창작물이 달라질까 라는 기대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이 작품을 가지고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드니까 정말 좋은 기획이고 한 번 꼭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락 오자마자 덜컥 잡았죠.

 

 


 


 


 

문장의 소리 624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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