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문장의 소리 제626회 : 1부 정대건 소설가 / 2부 황종권, 강백수 시인

  • 작성일 2020-08-05
  • 조회수 987
  • 방송일
  • 러닝타임59분
  • 초대작가1부 정대건 소설가 / 2부 황종권, 강백수 시인


문장의 소리 제625회 : 1부 정대건 소설가 / 2부 황종권, 강백수 시인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문소 음감회 : 시인이자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 분의 시인이 현직 작가로부터 다양한 사연을 제보 받아서 매달 한 곡의 신곡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오프닝 : 정은, 『산책을 듣는 시간』(사계절, 2018)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정대건 소설가



정대건 소설가는 2020년 《한국경제》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분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첫 장편 소설 『GV 빌런 고태경』(은행나무, 2020)을 출간했습니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며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키드>(2012), 극영화 <사브라>(2014)와 <메이트>(2019)를 연출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GV 빌런 고태경』은 주인공인 조혜나 감독이 GV(Guest Visit)1) 빌런(Villain)2)인 고태경이라는 인물을 만나고 그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어떻게 쓰게 되셨나요?

A. 정대건 소설가 : 제가 영화 쪽에 있으면서 소설을 정식으로 배워보거나 써본 적이 없었어요. 소설을 읽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쓸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제 영화 하는 친구들이 창비학당 같은 데서 하는 글쓰기 수업 같은 것을 다녀오고서는 힐링캠프처럼 되게 좋았다는 거예요. 말 그대로 어떤 목적이 있어서 다녔다기보다는 글감도 얻고 자기 환기를 하는 식으로 추천을 해줘서 저도 듣게 됐어요. 막상 가보니까 소설을 배운다기보다는 단편소설로 등단하거나 이런 목적이신 분들의 합평 위주 수업이더라고요. 어쨌든 마감이 주어지니까 이게 소설인가 싶은 것을 끄적여서 냈었어요. 그때 완성을 못 하고 냈던 게 지금 이 소설의 4장에 있는 여의도 아르바이트 하는 장면인데 그걸 완성도 못 하고, 어디 내야지 이런 생각도 못 하고 써 놓은 지 2년 정도 흘렀어요. 제가 고태경 씨와의 관계들을 생각하게 되면서 장편화해서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이 소설의 주인공 조혜나의 성별을 여성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A. 그 질문도 많이 받아봤는데. 제가 처음으로 소설을 쓰면서 당시에 제가 영화 작업도 못 하고 있는지도 꽤 오래됐고, 개인적인 일들도 있었고 참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 자기를 미워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시절에 자기를 ‘이건 나야’ 하면서 드러내기에 독자들이 주인공을 화자를 좋아할 것 같지 않고 뭔가 용기가 안 났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 성별이 다른 걸 쓰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제가 겪은 감정들을 재료로 쓰지만 그래도 이건 픽션(fiction)이야, 라는 장치가 저에게 필요했어요. 그런 목적도 있었고 제가 평소에 보면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지만 주변에 남성친구들하고 대화할 거리가 없어요. 여성 친구들이 많고 여성 친구들하고 수다 떠는 게 더 편하고 그런 성향이 있었는데 뭔가 화자의 목소리에 그게 더 가까이 느껴졌어요.


Q. 이 책에도 나오지만 빌런도 유형이 다양하잖아요? 고태경 선생님은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실제로 GV 때 어떠신가요?

A. 제가 감독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했을 때 겪은 것들은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았는데. 제가 랩 하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었었어요. 그 다큐멘터리로 관객과의 대화를 할 때 저와 출연진 래퍼들이 같이했는데 관객들 중에서 출연진과 저에게 프리스타일 랩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적이 꽤 있어요. (중략) 그때 당사자들은 조금 정색했던 적도 있고, 관객석에 친구인 뮤지션이 보러왔다가 성낸 적도 있어요. 그 관객은 실례가 되는 건 줄 모르고 재밌게 하려고 하신 거였는데. 제가 관객으로서 참여했던 수많은 GV에서는 그냥 일장연설 타입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굉장히 질문을 여러 개 하시면서 굉장히 길게…


Q. 소설 속 조혜나 감독이 빌런들에 대해서 “사회성이 떨어진다”,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고 투덜대니까 친구인 승호가 “사회의 발언권 없는 사람들이 발언권을 가지게 되는 유일한 순간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라고 말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작가님께서도 사회에서 발언권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제가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봤다기보다는 저 스스로도 관객으로서 관객과의 대화에 갔을 때 좀 질문을 하고 싶다가 그냥 민망해서 소심해서 안 하고 돌아온 적도 많아요.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 같지만 10대 때 홍대 놀이터에 랩 하는 모임이 있어요. 중학생 때는 경기도에서 홍대에 가는 게 굉장히 큰일이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인터넷 모임 같은 것이 활성화되지도 않았을 때 한 시간 넘게 걸려서 가서 한 달에 한 번 랩 하는 모임이 있어요. 거기서 누구나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데 저도 하고 싶은데 쭈뼛쭈뼛하다가 소심하게 안 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후회한 적이 많았거든요.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저렇게까지 길게 말하는 것은 말을 들어달라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님의 GV가 열리면 그 순간에는 어쨌든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동안은 봉준호 감독님도 그 말을 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뭔가 그런 게 아닐까…….


Q. 소설 속에 진짜 빌런은 조병훈 교수 같아요. “구린 영화를 찍으면 구린 사람이 되는 거야.” 라는 말을 제자들한테 스스럼없이 하는 인물이죠.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자꾸만 불행한 기분이 들고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감정을 주는 캐릭터인데 그런 감정은 창작자가 아니어도 사회에서도 겪게 되는 일 같아요. 작가님도 그런 시기가 있으셨나요?

A. 네. 그렇죠. 실제로 제가 나왔던 학교에서 그런 거로 악명이 높은 분이 모델이 됐어요. 명목상 스파르타식의 혹독한 교육이긴 하지만. 성향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나마 잘하는 면을 칭찬해주면 잘하는 사람이 있고 아니면 좀 혹독하게 자기를 몰아붙여서 발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나 세상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그 말을 자기가 내재화해서 자기 스스로가 자기 작품에 대해서 못난 걸 만들었다고 하는 마음이 제일 괴로운 것 같아요.

1) 영화 상영 시 감독이나 영화 관계자들이 직접 방문하여 영화에 대하여 설명하고, 관객들과 질의응답도 주고받는 무대
2) 창작물에서 악당이나 악역을 뜻하는 영어 단어








2부 <문소 음감회> / 강백수 시인, 황종권 시인





Q. DJ 최진영 : 강백수 시인님께서 황종권 시인님의 시집 『당신의 등은 엎드려 울기에 좋았다』(천년의시작, 2018)에 수록된 「고양이면 다 된 거지」를 고르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강백수 시인 : 지난주에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도 고양이가 한 마리 있어요. 정도전 선생님의 호에서 따온 삼봉이가 있는데. 육아라는 것은 어떤 존재를 보호하고 그 과정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안 해봤지만 제 상상은 그랬어요. 저한테 그런 경험이 있나 생각해보니 고양이와 저와의 관계가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육아에 대한 간접 체험기를 생각해보면서 이 작품을 골랐어요. 그리고 다른 것보다 이 작품이 어떻게 보면 약간 동시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아이한테 들려줘도 굉장히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여러 가지 느끼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Q. 황종권 시인님께 「고양이면 다 된 거지」에 대한 설명을 더 들어보고 싶어요.

A. 황종권 시인 : 시집을 묶기 전에 이 시를 쓴 거거든요. 시집을 묶기 전 가장 최근에 쓴 작품일 겁니다. 제 시이지만 시들이 너무 배배꼬인 것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그 당시에는 그런 마음 상태였고 도저히 그 언어만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세계였는데. 그러다 보니까 ‘나는 사실 이렇게까지 꼬인 존재가 아닌데’ 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외부에서 수업을 하는데 애들이 시를 그렇게 어렵게 써요. 시류(時流)라는 게 있어서 어렵게 써야지 만이 잘 쓰는 것처럼. 쉽게 쓰는 시를 한 번 써봐야겠다, 쉽게 쓰는 것이 오히려 아는 것에서 깊은 것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해서 조금 더 힘을 빼고 썼습니다.


Q. 지난주 1부에서는 노래의 도입부를 들었고요. 이번주에는 클라이맥스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사연과 노래가 합쳐져서 노래가 탄생하는 경험이 흔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A. 강백수 : 저는 하지 않고 살던 생각을 노래에 녹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내가 무언가를 지키는 존재, 무언가를 보듬어주는 존재, 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이 살았거든요. 저 살기 바빴는데. 무언가를 지키는 입장에서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황종권 시인과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황종권 : 우문현답일 수도 있겠는데 보통 시 낭송하면 음악을 깔잖아요. 정말 언어순결 주의자 같은 경우에는 시가 음악인데 무슨 음악을 쓰느냐고 말하기도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시가 먼저냐 노래가 먼저냐가 아니라 둘이 동등한 선에서 서로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해야 하나요? 시가 부족한 부분들은 노래가 채워주고 노래가 전달하지 못한 어떤 이미지들은 시가 전달하고. 올해 들은 것 중에 최고의 노래이지 않았나.


Q. 《문장의 소리》 신규코너에 참여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A. 강백수 : 일단은 좋아해 주시니까 너무 기쁘네요. 노래를 만든다는 게 사실 대중이라는 어떻게 보면 희미한 존재들을 향해서 손을 뻗는 행위였는데 오늘은 ‘누구를 위해서’, 황종권 시인과 가족들을 위해서 노래를 만들어봤잖아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황종권 : 사실 아이랑 같이 있으면 사는 것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 지금 밥 먹을 시간, 지금은 기저귀 갈 시간, 지금은 빨래할 시간, 이렇게 나름 체계적이거든요. 그 사는 것에 대해서만 항상 생각하는데 오늘 《문장의 소리》 음감회 하면서 아이가 주는 의미들, 아이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그 존재가 얼마큼 큰 의미가 아니더라도 그 존재만으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문장의 소리 626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







원고정리 : 박정은






추천 콘텐츠

문장의 소리 제781회 : 2부 김유나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781회 : 2부 김유나 소설가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3분 책방광고 : 전국 방방곡곡 특별한 책방을 홍보합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김유나 소설가는 2020년 《창비》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이름 없는 마음」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3분 책방광고 : 제주도 한림읍 옹포리에 위치한 서점 &lsquo;달리책방&rsquo;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김유나 소설가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김유나 소설가 : 요새 주로 집에서 지내고요. 중편을 쓰고 있고, 단편을 같이 쓰고 있고요. 둘 다 마감이 12월에 있어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A. 이사를 빨리해야 해서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오기로 한 날이었어요. 고무장갑 끼고 대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휴대전화가 울렸어요. 거실만 다 끝내고 전화 다시 걸어야겠다 싶었는데, 전화를 걸려고 봤더니 &lsquo;010&rsquo;으로 번호가 시작하더라고요. 부동산이겠거니 싶어 전화를 다시 걸었는데 창비였어요.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다들 기뻐해 주셨어요. 저보다 더 많이 기뻐해 주셨고요. 아버지가 50부 정도 사고 싶다고 하셔서 사서 보내드렸는데, 사 드릴 때는 어디에다 드리나 싶었거든요. 저희 동네가 정육점 하나, 약국도 하나, 다 하나씩 있는 동네예요. 정육점에 고기를 사러 갔는데 가을호 계간지가 있더라고요. 동네 상가에 제 사진과 모든 신상을 돌리셔서 &lsquo;저게 왜 저기에 있지? 저분은 나를 왜 알아보시지?&rsquo; 싶었어요. 그게 인상 깊었어요. Q.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부모님을 소환했던 때가 있어요. 개별적으로도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제가 주의가 너무 산만하다고. 어린 저도 예상하긴 했었어요. 큰일 났다는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가 선생님 만나고 나오시더니 냉면을 사 주시면서 환하게 웃으셨어요. 너 책이 재미있냐? 이렇게 물으셨어요. 좋다고 했고, 어린 저는 너무 의외였는데요. 알고 보니 선생님이 &lsquo;유나가 산만하고 학업 성취도가 낮은데, 청소를 잘하고 책을 잘 읽는다, 디테일한 것까지 기억을 잘한다&rsquo;고 말씀하셨던 거였어요. 아버지는 다른 건 쏙 빼놓고 좋은 것만 기억하신 거였고요. 그때부터 내가 책을 좀 좋아하나? 하는 생각에 계속 읽고, 썼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81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 관리자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1회 : 1부 손유미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지금 만나요 : 새 책을 출간한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손유미 시인은 2014년 《창비》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최근 첫 시집 『탕의 영혼들』을 출간하였다. ● 오프닝 : 황유원 시인의 시집 『하얀 사슴 연못』에 수록된 시 「백지상태」 중에서 ● 〈로고송〉 ● 1부 〈지금 만나요〉 / 손유미 시인 Q. DJ 이영주 : 최근 출간하신 시집 『탕의 영혼들』은 손유미 시인님의 첫 시집입니다. 출간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손유미 시인 : 제가 시집이 나온 지 8개월 정도 되었어요. 연초에 시집을 묶고 있었기에 연말인 지금 이 질문을 받으며 연초를 다시 떠올려보니 되게 옛날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 궁금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교정지가 거듭 올 때마다 신기하다는 마음에서 &lsquo;이게 맞나?&rsquo; 하는, 의문의 마음으로 변해갔고요. 책을 받아 보니 막상 기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Q. 손유미 시인님께서 직접 시집 『탕의 영혼들』을 소개해주신다면? A. 시집 『탕의 영혼들』은 시로 통과하는 세신 과정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시집입니다. &lsquo;세신 과정&rsquo;이라 함은 제가 시 중에도 적은 대목인데, &lsquo;피로와 권태, 관절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rsquo;을 포함해 어떤 시간이나 언어로 닦아내기, 상처와 조우하거나 지나치는 과정을 담은 시집이기를 바랍니다. Q. 「탕의 영혼들」이 표제작이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저는 시집을 내는 모든 과정에서 제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목을 정하기도 어려웠어요. 무슨 제목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고,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제목들도 문장형의 연약하거나 아련한 제목이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 오랜 시간 걸려 나온 첫 책인데 제목까지 연약하면 제가 연약한 사람처럼 비춰질 것 같아 싫더라고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추천사를 맡아주신 안태운 시인님께서 두루 살펴보신 뒤 &lsquo;탕의 영혼들&rsquo;이 알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듣고 보니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가 그린 영혼을 아우를 수도 있고, 언어로 하는 세신 과정으로 시집 한 권을 통과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탕의 영혼들』의 표지를 받아보셨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 표지 또한 우여곡절이 있었어요. 제목을 정하는 것도, 나중에 알았는데 시인들은 시집에 대한 인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가 온탕 같은 표지를 받아보게 됐어요. 마지막에 편집부에서 &lsquo;표지에 들어갈 오리 몇 마리 하시겠느냐&rsquo;고 질문해 주셨는데, 편집자님께서는 0마리거나 한 마리 정도를 생각하셨대요. 그런데 저

  • 관리자
  • 2023-12-27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장의 소리 제780회 : 2부 이정화 시인 문학광장 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부터 시인 이영주, 소설가 김봄, 소설가 권혜영, 시인 최지은이 함께합니다. - 3분 책방광고 : 전국 방방곡곡 특별한 책방을 홍보합니다. 단, 시간은 3분. - 당신의 첫 :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신인들의 고군분투. 작가가 되기 위해 쏟았던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정화 시인은 202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 3분 책방광고 : 제주도 한림읍 금능에 위치한 서점 &lsquo;아베끄&rsquo; ● 〈로고송〉 ● 2부 〈당신의 첫〉 / 이정화 시인 Q. DJ 이영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A. 이정화 시인 : 최근 2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홀가분한 상태이고요. 자주 헬스장에 나가 몸을 챙기고, 쉼을 즐기고 있어요. Q. 당선 연락이 왔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A. 회사에서 퇴근하는 버스였고요. 버스 불이 다 꺼졌길래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예요. 개인 번호로 오길래 뭔가 당선 전화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조용히 전화를 받았는데, 이전부터 상상하기로는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엄청나게 신나고 소리를 지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퇴근 버스 안이다 보니 조용히 창밖을 보면서 넘어갔습니다. Q. 수상 소식을 들은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동기들에게 가장 먼저 말했는데요. 제가 전부터 등단했다는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처음엔 다들 안 믿더라고요. 우는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더니 친구들이 저희 동네에 왔고, 그날 술을 많이 마셨어요. 부모님 주무시고 계실 때 막 깨워서 등단했다고 말했고, 환호하다가 기분 좋게 잠이 들었습니다. Q.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원래 작가라는 걸 꿈으로 생각하게 된 건 초등학교 때부터였어요. 그냥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혼자 작사도 해보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써보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 글을 배우다 보니 선생님께서 시를 써보길 권유해 주시더라고요. 시를 쓰기 시작했고, 그때 선생님께서 좋은 시를 많이 보여주셔서 다른 것보다 시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을 위해 스튜디오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원고정리 : 강유리 문장의 소리 제78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네이버 오디오클립 접속하기애플 팟캐스트 접속하기

  • 관리자
  • 2023-12-20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