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가원」 중에서
- 작성일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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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의 「가원」을 배달하며
여기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며 손녀를 키운 외할머니가 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력하다 못해 사기도 당하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멋들어지게 담배를 피우는 일 정도죠. 그래서 할머니는 독하게 손녀를 키웁니다. 밥값 하라는 말도 자주하고 구구단을 못 외우면 손목을 때리기도 합니다. 자연 손녀는 그런 할머니보다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함께 만화책도 보고 콘칩도 먹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다 큰 손녀는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왜 나에게 그토록 냉정했는가? 할아버지는 왜 나에게 다정할 수 있었는가? 내버려둔다는 말이 참 비정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또 그만큼 가족 안의 사랑과 미움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드라마, 우리가 풀 수 없는 부조리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게 냉정했던 가족의 이면, 그 얼굴을 다시 떠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소설가 이기호
작가 : 강화길
출전 :「가원」,『화이트 호스』p72~p73. (문학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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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그녀가 나를 그렇게 쳐다보면 마음이 조여오곤 했으니까. 할머니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를 사랑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아니면 질투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부디 제발 벗어나고 싶어하는 건지- 이 문장이 마음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