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소리 제630회 : 1부 손보미 소설가 / 2부 임선우 소설가

문장의 소리 제630회 : 1부 손보미 소설가 / 2부 임선우 소설가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소리》는 2005년 시작된 인터넷 문학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560여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습니다. 《문장의 소리》의 연출과 진행, 구성작가는 모두 현직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부터 소설가 최진영, 정선임, 시인 박소란, 방수진이 함께 합니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사이버문학광장 홈페이지와 유튜브,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ㅇ 스태프

연출 박소란(시인)

진행 최진영(소설가)

구성작가 방수진(시인)

구성작가 정선임(소설가)

 
ㅇ 코너
  – 지금 만나요 : 작가를 초대하여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 작가를 초대하여 전문가 못지않게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취미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프닝 : 올가 토카르추쿠(지은이) / 요안나 콘세이요(그림), 『잃어버린 영혼』


 


 


 


<로고송>


 


 


 


1부 〈지금 만나요〉 / 손보미 소설가


 

    손보미 소설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셨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맨해튼의 반딧불이』, 중편소설 『우연의 신』, 장편소설 『디어 랄프로렌』이 있으며 젊은 작가상 대상, 《한국일보》 문학상, 김준성 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최근에 장편소설 『작은 동네』를 출간하였습니다.

Q. DJ 최진영 : 『작은 동네』라는 소설은 경기도 광주의 외딴 동네에서 주인공이 부모님과 살았던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어른이 된 내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 그 시절을 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어부 간첩 조작 사건’이라는 실존 사건이 등장해요. 어떻게 쓰게 된 이야기인가요?

A. 손보미 소설가 : 그 기사를 본 건 굉장히 오래전의 일이에요. 우연히 기사를 봤는데 그게 어부가 납북했다가 돌아왔는데 간첩혐의를 받았고 그래서 삶이 무너진 얘기에요. 그분이 교도소에서 십여 년을 계시다가 나왔는데 가족들이 다 파괴된 거죠. 교도소에 갈 때는 아이였는데 다 커서 스무 살, 스물한 살이 된 아들을 수소문해서 만났는데 간첩의 가족이라고 너무 많은 고통을 받으면서 자란 거예요. 그 아들이 아버지와 2박3일인가? 3박4일을 함께 보내고 나는 이제 아들로서 아버지한테 해야 할 것을 다 한 것 같다, 앞으로 나를 찾지 말아라, 라고 하고 자살을 했어요. 아버지는 사실은 간첩이 아니니까 부당한 판결을 받은 거잖아요? 그런 복권을 위해서 여러 가지 인터뷰도 하시고 운동도 하셨는데, 그 아들 얘기를 하시는데 그걸 보고 되게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일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너무 놀라웠어요. 되게 옛날에 다 종료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간첩’ 하면 되게 옛날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되게 충격을 받았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이야기를 가지고 제가 소설을 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 사회적인 일을 소설로 쓰지도 못하고. 그래서 마음속에 담고 있다고 이번 소설을 쓸 때 사건을 전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저의 방식으로 소설에 녹이게 된 것 같아요.

 

Q. 실제 있었던 일을 소설에 녹여낼 때 부담감이 되게 크셨겠어요.

A. 네. 엄청… 그래서 책을 낼 때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 사건이 주가 되진 않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긴 한데, 이걸 출간해도 될까?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그냥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써낸 이야기이고 이 소설을 읽고 그 일에 대해서 누군가 관심을 가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런 일을 겪었거나 이 소설의 여주인공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한테 위로 같은 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이 책을 출간하는 게 저한테 용기가 좀 필요한 일이긴 했어요.

 

Q. 이번 작품에서는 이국적으로 느껴졌던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과 다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고 같은 사건을 다뤄도 정말 개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인터뷰 기사에서 그동안 여성 1인칭 소설은 잘 쓰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이번에 여성 1인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사실 저는 저랑 가까운 거로는 소설을 잘 못 써요. 제가 실제로 경험한 일이라든지, 이런 게 모티프는 당연히 되겠지만 그게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소설을 쓰는 게 저한테는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항상 저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를테면 저는 여자니까 남자 화자, 여자 화자를 쓰더라도 3인칭 화자를 썼어요. 왜냐하면, 제가 투영되거나 저의 경험이 투영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디어 랄프로렌』을 출간하고 나서 쓴 에세이가 있는데 에세이는 당연히 저의 이야기잖아요? 그걸 쓰다 보니까 이런 화자를 가지고 소설을 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제 어릴 적 얘기를 쓴 거였는데 그때부터 마음속으로 1인칭 여성화자 혹은 어린 소녀를 가지고 소설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이게 처음이었어요.

 

Q. 주인공 ‘나’뿐만이 아니고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중에 ‘엄마’ 캐릭터가 인상 깊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독립적인 여성으로 나오는데 딸한테는 폐쇄적인 태도에요. 그 이유가 후반부에 밝혀지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이 캐릭터는 어떻게 만드셨어요?

A. 사실 처음에 1챕터를 쓸 때는 제가 무슨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지 잘 몰랐어요. 1챕터를 쓰고 2챕터에 들어가서 “너의 할아버지는 어부였어.”라고 얘기할 때 내가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하는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1챕터에 엄마가 나왔을 때는 약간 병적으로 아이를 보호하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캐릭터가 막연하게 있을 뿐이었어요. 이게 어떻게 쓰다 보니까 이야기화가 되었던 거죠.

 

Q. 이 소설에는 여러 여자들이 나오는데, 사라지는 여자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최근에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라는 엔솔로지에도 참여를 하셨잖아요? 이렇게 사라지는 여자들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셨나요?

A. 저는 한때 되게 인기를 엄청 끌었다가 사라지는 여성연예인들, 특히 디바라고 불렸던 가수, 그런 사람들에 대에 생각하는 것을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들의 삶이라든지, 그들의 삶이 보여졌던 방식,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물러났을 때 어떤 식의 삶을 살게 될까, 이런 거에 대해서 생각하는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소설에서 그런 여성들, 특히 ‘윤이소’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저는 이 인물이 되게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썼거든요. 사람들은 그 여자가 ‘퇴물 여배우’가 되어서 어디선가 되게 불행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여자는 아무도 자기를 모르는 곳에서 자기의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썼거든요. 우리는 흔히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면 그 삶이 끝나는 거로 생각하잖아요? 근데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도 어떤 삶은 계속 지속되고 있고 그 삶이 항상 불행한 것도 아니고 어쨌든 우리는 계속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2부 <작가들의 수상한 취미생활>/ 오래 달리기 : 임선우 소설가



 

    임선우 소설가는 2019년 월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조금은 견딜 만 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최근 출간된 엔솔로지 워터프루프 북 『괴담』에 참여하셨습니다.

Q. DJ 최진영 : 오래 달리기가 어떻게 취미가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A. 임선우 소설가 : 원래부터 달리기를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어떻게 달리기를 시작하게 됐냐면 2년 전에 제가 대학을 졸업한 시점에 갑자기 모든 게 망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몸담고 있던 일도 망하고 연애도 망하고 글도 잘 안 써지고. 그래서 침대에 납작 엎드려서 지냈는데 동생이 그 모습을 보다 못해서 저를 끌고 나온 거예요. 그때 무작정 운동화 신고 나갔는데 탄천이었어요.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게 다 있던 거예요. 일단 커다란 나무들도 많았고 불 켜진 아파트들도 쭉 있었고 또, 흐르는 물이 옆에 있으니까, 그때 너무 체력이 안 좋아서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계속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Q. 요즘은 날이 너무 덥잖아요. 달리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정기적으로 달리는 편인가요?

A. 원래는 특히나 여름에는 주 3회를 달리려고 목표를 두고 있는데 올해 여름에는 지키지 못했어요. 코로나 19 바이러스도 있고 장마 때문에 잘 지키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달리려고 하고 대부분은 탄천에서 뛰고 있습니다. (Q. 한 번 달리면 얼마나 달리나요?) 5km 정도를 쉬지 않고 천천히 뛰어요.

 

Q. 오래달리기와 관련된 책을 하나 소개해주세요.

A. 『마라톤 1년차』라고 다카기 나오코 님이 그린 만화책이에요. 이 책이 정말 좋았던 이유가 두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이분도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가장 중요한, 달리기에 대한 의욕을 생기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고. 또 하나는 달리기책을 읽다 보면 약간 달리기를 빙자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쓴 책이 생각보다 되게 많아요. 그런 게 조금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초보 러너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담백하게 쓰여 있어서 추천해 드립니다.

 

Q.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서 삶에 찾아온 변화가 있나요?

A. 제가 사실 안에 화가 많았어요. 한의원 가면 화가 많다 그랬어요. 근데 달리면 확실히 그 화가 누그러뜨려 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웃긴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달리다 보면 가장 건강한 방식으로 세상에 섞이는 느낌이 들어요. 아름다운 걸 보면서도 의심하지 않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이 찾아오고요. 그래서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단순해지고 담백해지고, 글 쓸 때는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오히려 되게 쉬어가는 시간 같아요.

 

Q. 글쓰기도 힘들지만 쓰면서 느끼는 희열이나 쾌감이 있잖아요? 그리고 지구력이나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래달리기와 글쓰기가 닮은 점이 꽤 있을 것 같은데 달리기가 글쓰기에도 분명 영향을 주겠죠?

A. 네, 줘요. 일단 달리기는 글쓰기에 필요한 용기를 줘요. 어떤 작가님이 글 쓸 때 가장 필요한 건 용기다, 그래야 백지를 채워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용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항상 궁금했거든요. 필요한 건 아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의외로 저한테는 달리는 데서 많이 얻은 것 같아요. 정말 분명하게 내가 움직여서 여기까지 나아갈 수 있다, 내가 하면 되는구나, 하는 게 글쓰기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문장의 소리 630회는 팟빵과 팟캐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간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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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정리 :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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